20대의 한 회사원이 퇴근길 엄동설한에 길거리를 배회하는 행인을 승용차에 태웠다 폭행을 당하고 손가락을 깨물려 잘리는 등 중상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울진원자력본부의 한 협력업체에 다니는 L(28·울진군)씨가 대구에 거주하는 문제의 행인(35)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것은 12일 오후 7시 50분쯤.
회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L씨는 울진 후정교차로 인근 7번국도에서 손을 흔드는 행인을 발견하고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 안쓰럽다는 생각에 차를 세워 태웠다. 하지만 L씨는 얼마 가지 않아 행인을 태운 게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운전석 뒷자리에 앉은 행인이 느닷없이 자신을 때리며 달려든 것.
놀란 L씨는 황급히 차를 세우고 달아났으나 뒤쫓아 온 행인에게 붙잡혀 폭행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왼쪽 엄지손가락을 깨물려 잘렸고, 병원으로 옮겨져 접합수술을 받았으나 중태다.
경찰조사 결과 행인은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는 정신질환자로, 2007년 병세가 호전돼 퇴원했으나 지금껏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동해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행인은 최근 자주 이상 증세를 보여 회사에서 귀가 조치 결정이 내려졌고, 이날 행인의 동료직원도 차로 그를 대구에 데려다주다 사고 현장에서 폭행을 당해 차를 버리고 잠시 몸을 피했다는 것. 울진경찰서는 행인을 중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L씨가 의로운 일을 하다 너무나 큰 봉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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