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투자자들로부터 4조원을 가로챈 사상 최대 다단계 사기단(일명 '조희팔 사건')의 핵심 간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중국으로 도피한 주범 조희팔(52)씨의 행적은 여전히 파악되지 않아 완전한 사건 해결에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다단계업체 ㈜리브의 경영고문 김모(43)씨를 검거해 1일 충남 서산경찰서로 신병을 인계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리브 회장 조희팔씨와 함께 의료기구 임대 및 부동산 다단계 업체 10여곳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미끼로 전국에서 투자자 4만∼5만여명을 모집해 4조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조씨가 2008년 12월 9일 중국으로 밀항할 때 당국의 수사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 브로커 2명에게 5억원을 맡기고, 해경과 경찰 관계자에게 뇌물을 뿌리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당시 조씨는 충남 태안군 지역에서 소형 보트로 서해 공해까지 나가 중국행 밀항 선박에 옮겨타는 수법으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김씨 또한 조씨와 함께 보트를 타고 공해 진입을 시도했다 높은 파도 탓에 실패하고 국내에서 도피 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일명 '조희팔 사건'은 조씨 일당이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에 걸쳐 2004년부터 5년간 4만∼5만여명의 투자자를 모아 4조원을 가로챈 사상 최대의 다단계 사기 사건이다.
조씨는 2004년 대구경북에서부터 투자자를 모아 부산과 경남, 서울, 인천 등지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투자자들의 내부 직급을 높여주는 수법으로 영업망을 넓혀나갔으나 후발 가입자의 돈으로 예전 회원에게 이자를 내주던 구조가 한계에 달하면서 결국 들통났다.
2008년부터 피해자들의 수사기관 고소장 제출이 잇따랐고, 경찰은 전국 각지에서 300여명을 조사해 이중 수십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중국으로 도피한 조씨 등 핵심 간부 몇몇이 여전히 검거되지 않아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조씨의 행방을 추궁하고 있다"며 "조씨의 밀항 과정에서 해경과 경찰 관계자를 매수해 실제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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