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있다고 연극 잘하나?'
대구문화예술회관(이하 문예회관)이 신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을 공모하면서 연극 관련 학위 소지자로 지원자격을 제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예회관 측은 시립교향악단, 무용단 등 산하 다른 예술단 감독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지역 연극인들은 '어처구니없는 탁상 행정'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문예회관은 8일 발표한 시립극단 예술감독 공고에 '연극 관련 학사 학위나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자'로 응모자격을 제한하는 '방침'을 신설했다. 이전까지는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규정했을 뿐이었다.
문예회관 측은 "산하 7개 예술단 감독 중 시립극단 감독만 전공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불합리하다. 다른 예술감독들은 해당 분야 대학 전공은 물론 유학까지 다녀왔다. 시립극단 감독도 격을 맞춰야 하지 않나"며 "최소한 정극 한 편을 무대에 올릴 수 있고, 국공립 극단 감독 정도가 되려면 해당 분야 학위는 있어야하지 않느냐"고 했다. 문예회관은 그러나 이번 방침과 관련해 별도의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극인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 한 연극인은 "학위가 감독의 역량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열정을 가지고 현장에만 매달린 많은 연극인의 꿈을 좌절시킨 것"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현순 대구연극협회장도 "국내 유명 연극인, 연출가 중에는 연극영화과 등 관련 학위를 갖지 않은 경우가 무수하다"며 "이번에 문예회관 측이 연극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것은 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문예회관은 24일부터 26일까지 신임 시립극단 예술감독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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