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4일 국내와 미국에서 생산된 신형 쏘나타 4만 7천여 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하기로 한 것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량 리콜의 부담을 안았지만 고객 안전과 품질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동일한 결함에 대한 국내 소비자 불만은 외면하다가 미국에서 같은 결함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황급히 리콜에 나섬으로써 국내 소비자를 차별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리콜 대상 결함은 도어 잠금 장치 불량이다. 리콜은 안정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을 때 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신형 쏘타나의 도어 잠금 장치 불량은 그런 사안은 아니다. 문이 덜 닫힌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경고등도 켜지기 때문에 치명적인 안전 결함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문제인 도어 잠금 장치 결함에 대해 현대자동차가 소비자 신뢰 추락을 각오하고 리콜을 결정한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기 전에는 리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신형 쏘나타 잠금 장치의 오작동 가능성이 제기되자 현대차는 현지 딜러에 인도된 5천300여 대의 판매를 잠시 중단하고 부품을 교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이 23일 미국 자동차 언론에 보도됐고 현대자동차는 그 다음날 전격적으로 리콜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보다 훨씬 전에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었다. 지난해 9월 신형 쏘나타의 생산이 시작된 지 한 달 뒤부터 쏘나타 동호회 등 인터넷 게시판에 도어 잠금 장치 불만이 올라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12월 7일 생산분부터는 문제의 부품을 교환해 줬으나 이미 팔린 4만 6천 대는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에서 리콜을 하지 않고 조용히 부품만 교환해 주려다 관련 사실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자 국내 생산 차량까지 리콜하게 된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
현대자동차가 지금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현대차를 구입해준 국내 소비자의 덕이다. 국내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은 국내 소비자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다. 글로벌화도 좋지만 국내에서 소비자 신뢰를 잃는다면 현대차는 제대로 설 수 없다. 현대자동차는 외국 소비자에게 기울이는 정성만큼 국내 소비자도 성심껏 대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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