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는 앞만 바라보고 달려가지만 나이가 들면 뒤도 돌아보고 옆도 살피게 된다. 수필가 김지한도 그러하다. 이순을 넘은 그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지혜를 알려주고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울림을 전해준다. 몸은 쇠퇴해도 여전히 싱싱한 마음과 새로이 다지는 삶의 각오를 들려준다.
'나는 인생의 길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이 있다. 한창때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뒤돌아보면 삶의 길에서 기회를 놓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도, 사랑도, 건강 챙기기도./…/그래서 삶이란 어떤 이야기를 쓰려다가 그와는 다른 이야기를 쓰게 되는 일기장이다.'('알았다, 이제야' 중) 사람들은 서툰 삶을 살면서 실수한다. 나이가 들면 원숙해지고 젊은 날의 시행착오를 느끼게 되지만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나이 들면 피부는 윤기를 잃고 관절은 예전 같지 않으며 치과에 드나들고 병원 출입도 잦아진다.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며 체념을 배우게 된다./…/노년은 인생의 깊이와 참맛을 아는 인생의 가을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가던 길 멈춰 서서 잠시 주위를 뒤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한 때다. 뜻밖에도 그동안 놓쳤거나 잃었던 것들을 되찾을 수도 있게 된다.' ('해가 짧아지는구나' 중) 209쪽, 1만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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