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지도 전략에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가능한 한 일찍 자녀의 특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준비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직업생활에 필요한 '직업기초능력'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을 조기 진로선택보다 더 강조하는 것이다.
부모가 첫 번째 전략을 채택하려면 사전에 반드시 자녀의 적성과 소질을 전문가에게 의뢰해 과학적인 검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찍 진로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준비시키는 것은 크게 성공할 경우 극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어 진로지도의 성공 사례로 자주 제시되기도 한다. 예체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번 밴쿠버 동계 올림픽 스타들,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자 골프 선수들, 바둑계의 젊은 스타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은 어린 나이에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검증을 거친 후 본격적인 훈련을 받았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에게는 두 번째 전략인 직업생활에 필요한 '직업기초능력'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적합하다. 직업기초능력이란 어떤 직업에 진출하더라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직업기초능력에는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능력,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평생학습 능력,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자기 관리 능력 등이 있다.
현재의 초·중·고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사회는 직업세계의 변화가 가속화되기 때문에 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경우는 드물게 되고 7, 8번 직장을 옮겨야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한 분야 안에서도 질적인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라고 한다.
자녀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부모다. 따라서 자녀의 진로지도를 가장 효과적이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도 부모다. 부모는 자녀의 연령, 인지적인 능력, 운동기능적인 능력, 평상시 자녀의 행동 특성 등에 따라 앞의 두 가지 진로지도 전략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5, 6학년 이후에는 두 번째 모델인 '직업기초능력'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로지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능력을 함양하는 첩경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 교육과정에는 '직업기초능력'의 하위 요소가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부모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좋은 성적도 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장래 자신의 진로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동기유발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부모의 도움으로 장래 진로를 잠정적으로 선택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질 때 자기 주도적으로 직업기초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여 자녀의 장래 진로에 대한 비전을 확신시키는 진로지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추석호(대구동부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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