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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들 외면받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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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공부 못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든든장학금)가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5일 올해 1학기 학자금 대출 실적을 집계한 결과 ICL 대출자는 10만 9천여 건에 그쳤다. 지난해 7월 제도 도입 발표 당시의 예측 수요 84만 명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높은 금리 때문이다. ICL 금리는 5.7%로 정부의 주요 정책 금리 3~4%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ICL을 시행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다. 이뿐만 아니다. 대학 재학 중 군대에 갈 경우에도 이자를 물리고 취업 후 상환 시점부터는 복리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졸업 후 갚아야 할 돈은 원금의 3~4배로 늘어난다. ICL이 신종 고리대란 비판을 받는 이유다.

ICL 금리가 높게 책정된 것은 재원 조달 방식 때문이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의 재정 투입 없이 민간에서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한다. ICL 금리를 시중금리 이하로 내릴 수 없는 이유다. 그렇게 하면 재원은 곧 고갈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결국 재원 조달 방식을 바꾸거나 정부 예산 투입 없이는 높은 금리 문제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 소요 때문에 예산 투입을 꺼리고 있다. ICL 금리를 0.3% 포인트 낮추면 5조 원 이상의 재정 소요가 발생한다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그렇다고 해서 ICL 금리를 이대로 가져갈 수는 없다. 학생들이 ICL을 외면한다는 것은 곧 정책 목표의 실종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가 ICL에 갖다 붙인 '친서민'이란 수식어도 공허해진다. 운용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없다면 ICL은 서민에게 더 많은 세금 부담을 안긴 감세 정책과 같은 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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