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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직업병과 풍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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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그것은 노년기 이전 정신 멀쩡한 시절의 치매 증상이다.

덕담을 진짜인 양 희망사항과 실제를 혼동한다. 현실 인식의 부족에 기초하여 안주의 터전이 된다. 심하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그 폐단이 깊고 질겨 변화는 더욱 아득하다. 교직이 풍기는 착각은 사고방식의 원형질처럼 안정감마저 준다. 그들에게 덕담은 익숙한 현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먼산바라기가 되거나 교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교직은 경쟁체제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한다. 독보적일 때만 블루오션을 누릴 수 있다. 경쟁이 없으니까 갈라먹기가 대신한다.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면죄부'를 달라는 뜻으로 들린다.

교직의 변화는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그 와중에도 제자들은 배출되고 정년은 가까워 온다. 요즘 아이들은 다루기가 힘들고 옛날처럼 영이 서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만 현대에 살고 교사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면 그만인 건 아닐 게다. 학습 기자재는 진작부터 디지털 제품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주제로 친분 있는 교육학 전공 교수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교사들의 능력이 모자라기보다는 열정이 부족한 자세를 안타까워했다. 착각 속의 편의적 발상이 교직을 수행하며 얻었다면 직업병일 테고, 학교의 분위기가 그렇게 이끌었다면 풍토병이겠다.

미국 워싱턴의 공교육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 교육감은 '우수 교사 확보가 최고의 교육 개혁'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졌다. 그는 이 같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정착시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초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여러 차례 부러워하며 본받자고 했다. 물론 오바마의 입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평가 받자는 게 아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교사들의 우수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 4월 9일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교육 비리 정국을 틈타 교원 옥죄기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이익단체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너무나 아쉽다. 대통령도 자식을 맡기면 고개를 숙인다는 교직인데 말 많고 탈 많은 정치권에서 입을 좀 대기로서니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다. 결정은 국민이 내린다.

최근 들어 교직에 대한 질책은 적절하다. 맞대응하지 말고 땀내 나는 최선의 뒷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질책의 화살은 등에 꽂혀야 장인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게 입증된다. 교직은 고립의 갈라파고스 신드롬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국민의 곁으로 오라!

김 일 부 교육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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