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와 상주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모국의 음식을 판매하는 전문음식점을 잇따라 열어 인기를 끌고 있다.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는 구미의 비영리민간단체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 스님)은 이달 10일 경부선 구미복합역사 상업시설내에 아시아음식 전문점 '다존(多-ZONE)'을 열었다. 다존은 다함께 어울리는 공간, 다문화 공간, 다 좋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곳엔 베트남에서 구미로 시집 온 전희연(29)씨와 몽골에서 시집 온 바트너러징(39)씨 등 결혼이주여성 2명과 한국인 여성 1명이 요리사로 일하며 맛난 음식들을 만들어낸다. 또 구미1대학 호텔관광학과에서 유학 중인 전희연씨의 여동생 잔티가이씨도 간혹 언니의 일손을 돕는다.
이곳의 주메뉴는 베트남 쌀국수와 월남 쌈·만두 등 베트남 음식이며, 보리밥과 사골칼국수 등 한국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5천원 안팎. 전희연씨는 "한국으로 시집와 일자리를 갖게 됐다는 게 무엇보다 좋고,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하는 게 늘 즐겁다"고 말했다.
18일 학과 학생 10여명과 함께 이곳 음식점을 찾은 구미1대학 시옥진 아동복지학과 학과장은 "대학에 베트남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다 음식점 수익금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을 대학에 보낸다는 좋은 취지가 있다기에 다존을 찾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음식점이 날로 번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존이 개업한 데에는 구미복합역사 상업시설 운영회사인 ㈜써프라임 플로렌스(대표 이호)의 도움이 컸다. 50㎡(15평) 정도의 상가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주방기구 등 식당 개업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후원했는데, 금액으로 치면 2억원 정도다.
이호 대표는 "구미지역에 어떠한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좋은 사업이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개업에 필요한 모든 시설들을 무상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오 스님은 "다존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켜 결혼이주여성들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수익금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활을 위해 쓸 계획"이라고 했다.
상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이달 13일 상주 남성동 통계청 맞은편에 '행복하우스'란 동남아요리 전문음식점 영업을 시작했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3, 4명과 한국인 봉사자들이 요리사로 나서 쌀국수와 월남쌈, 콤수웬(고기덮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상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과 자아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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