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식욕(食慾)을 당기게 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자장면이다. 맞춤법에 맞게 자장면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짜장면'이라고 해야 그 특유의 냄새와 먹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을 통해 봉사를 실천하는 단체가 있다. 지난해 7월 창립한 대구 달서구 중식봉사협회. 비록 그 연륜은 짧지만 정성을 다해 만든 자장면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환하게 밝히는 봉사단체이다.
달서구 중식봉사협회가 결성된 계기는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이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뜻으로 모임을 만든 것이다. 조용조 대구 달서구 중식봉사협회 회장은 "협회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스스로 봉사를 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중국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갖고 있는 자장면 만드는 기술을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하자는 뜻에서 모임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달서구 중식봉사협회 회원은 90여명에 이른다. 정회원은 가입비 1만원과 매월 5천원의 회비를 내고 있으며 가입비만 낸 회원은 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달서구에 있는 중국음식점 주인 230여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중식봉사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처음엔 봉사를 한다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분들도 없지 않았다"며 "그러나 봉사를 하면서 그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회원 수가 갈수록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달서구에 있는 모든 중국음식점 대표들이 봉사에 동참했으면 하는 게 중식봉사협회의 바람이다.
어르신들에게 자장면을 대접하는 날이면 중식봉사협회 회원 20여명이 '출동'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자장면을 만들기 시작해 오전 11시부터 자장면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한다. 복지관 직원이나 자원봉사자 등 40여명이 자장면 무료급식 행사에 참여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자장면 대접이 끝이 나면 요구르트를 대접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 회장은 "설거지까지 하고 나면 봉사를 하는 데 하루가 꼬박 걸린다"며 "어르신들이 손을 꼭 잡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을 먹었다'고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확 풀린다"고 귀띔했다.
달서구중식봉사협회가 하는 자장면 무료급식 행사에는 많은 업체들이 음식 재료를 내놓는 등 적극 후원을 하고 있다. 나성유통, 서울축산, 유진식품, 원양식품, 송강유통, 미진식품, 소망식품, 들내음식품, 포항해물, 충무해물, 정우수산, 해양수산, 동해수산, 남해수산, 하나농산, 할매손, 에너텍, 레몬가스, 화성가스, 청정네이버 등 후원업체들의 명단을 신문에 꼭 내달라는 게 중식봉사협회의 부탁이다.
그동안 달서구 중식봉사협회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장면 무료급식 봉사를 했다. 지난해 5월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자장면 1천350인분을 대접한 것을 비롯해 같은 달 수성구 황금복지관(약 800인분), 6월 남구 상의군경회관(약 600인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해 12월엔 매일신문에 희망나눔캠페인 불우이웃돕기에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3월에 달서구 상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 1천여명에게 자장면을 대접한 데 이어 4월엔 북구 산격 종합사회복지관(약 1천인분)에서 무료급식 행사를 가졌다.
달서구 중식봉사협회 슬로건은 '봉사하는 마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이다. 조 회장은 "자장면 한 그릇에 사랑을 담아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데 회원 모두가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짧은 기간에 많은 봉사활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뜻을 같이하는 회원이 늘어나 더욱 많은 봉사활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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