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맞수'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에 이어 일본이 16강 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두 팀 이상 16강 진출이라는 월드컵 역사상 첫 쾌거를 이뤘다. 한국과 일본은 16강전에서 우승 후보들을 피해 우루과이, 파라과이와 각각 맞붙게 돼 '8강 동반 진출'을 노리고 있다. 개최지 아프리카 팀들의 몰락 속에 아시아 축구는 이번 남아공 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올라서고 있다.
일본은 25일 오전 3시 30분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에서 덴마크를 3대 1로 완파해 2승 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월드컵 개최 직전까지 빈약한 경기력을 보여 졸전이 예상되던 일본은 첫 경기에서 카메룬을 꺾은 데 이어 네덜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여세를 몰아 덴마크를 제치고 월드컵 첫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했다. 일본은 29일 오후 11시 프리토리아에서 F조 1위 파라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아시아에서는 2개 팀이 본선에 나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은 물론 아시아 쿼터가 4장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로도 원정 대회에서 2개 팀이 16강에 진출한 전례가 없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썼고, 일본도 16강에 올랐지만 다른 대륙에서는 '홈 어드밴티지'라며 의미를 깎아내렸다. 다시 아시아 밖으로 나가 치른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승리를 맛봤지만 1승 1무 1패로 조 3위에 그쳤으며 이란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는 1무 2패로 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26일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16강전을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포트엘리자베스로 이동해 그리스와의 1차전 때 묵었던 팩스턴 호텔에 둥지를 튼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를 꺾어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약속의 땅'에 선수들이 빨리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우루과이와의 경기에는 오른쪽 풀백을 두고 오범석과 차두리가 경합하고 있는 가운데 조별리그에 나섰던 '베스트 11'이 그대로 출전할 전망이다. 대표팀은 우루과이의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 철저히 분석하는 한편 승부차기 훈련까지 하는 등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25일 경기에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은 E조의 네덜란드는 카메룬을 2대 1로 꺾고 3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으며 F조의 파라과이는 뉴질랜드와 비겨 1승 2무로 조 1위에 올랐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는 슬로바키아에 2대 3으로 패해 2무 1패, 조 최하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치욕을 맛봤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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