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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우루과이戰 회사 강당서 단체응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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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앞두고 직장마다 '월드컵 열풍'

25일 오후 대구시내 한 사무실 직원들이 짬을 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월드컵 축구 응원연습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5일 오후 대구시내 한 사무실 직원들이 짬을 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월드컵 축구 응원연습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직장인 손혁수(41) 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펠레'로 통한다. 그가 축구를 잘해서가 아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가 예상한 우승 후보가 역대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는 일이 반복되자 생겨난 '펠레의 저주'와 손 씨가 동료들에게 찍어주는 주식 종목 성적표가 좋지 않다는 점이 같은 탓에 붙여진 별명이다.

손 씨는 "월드컵이 시작된 뒤 동료들 사이에서 축구 선수들을 빗댄 별명짓기가 유행"이라며 "연봉이 제일 많은 친구는 호날두, 실적이 좋은 친구는 박지성 등 부서마다 월드컵 선수 별명이 넘쳐난다"고 귀띔했다.

남아공발 월드컵 열풍이 직장에서 몰아치고 있다. 월드컵 별명짓기는 물론이고 월드컵 패션, 월드컵 내기, 월드컵 몸보신, 월드컵 단체 응원 등 일터마다 월드컵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대구 한 복지재단은 얼마 전 삼계탕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밤새 축구를 보느라 업무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직원이 생기자 '월드컵 몸보신'이란 처방을 한 것. 이곳 관계자는 "4년에 한번 있는 월드컵인데 말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없어 삼계탕 회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끼리 점수 맞추기 내기도 인기다. 성서공단의 한 중소기업은 출근과 동시에 직원들이 1만원씩 걸고 내기를 하고 있다. 장재혁(33) 씨는 "한국전은 물론 빅 매치 경기에는 내기를 하느라 직원마다 전문가 못지않은 축구 분석가가 돼 버렸다. 그러나 정작 내기를 한 4차례의 경기 모두 점수를 맞춘 이가 없어 이월된 금액만 1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직장 전체가 붉은 색으로 물들여진 곳도 등장했다. 대구YMCA 희망자전거 제작소가 만든 자전거에는 월드컵이 시작된 후 자전거마다 '붉은악마 승리의 함성'이란 붉은 셀룰로이드판을 붙였다. 대구 중구 한 대형 서점의 경우 전 직원이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한 증권사는 전 지점을 대상으로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업무를 보도록 했다. 또 동성로를 중심으로 휴대전화 대리점, 옷 가게 등의 점원들은 6월 초부터 월드컵 티셔츠를 입고 손님을 맞고 있다.

단체 응원을 펼치는 직장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경북 한 지자체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전이 있던 17일 50여명의 직원들이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 집결해 응원전을 가졌다. 또 중구의 한 기업은 한국과 우루과이전 16강 경기가 열리는 26일 오후 11시 회사 강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열띤 응원전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다.

김모(35) 씨는 "한국전이 있는 날 사장님과 직원 모두가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태극전사 8강행을 응원할 예정"이라며 "회식도 병행한다고 하니 업무 스트레스도 날리고 동료 간 유대도 돈독히 하는 일석이조의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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