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70대 할머니 미용사의 '사랑방 미용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대구 만촌동 류점희씨 55년 한길…파마 말아놓고 함께 앉아 부추전 수다

남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산 지 어언 55년 세월. 대구 수성구 만촌동 남부정류장 부근의 유신미용실 주인 류점희(72) 씨는 17세 때 미용기술을 배워 3년 간 미용실 보조 일을 하다가 스무살에 경북 성주에서 개업을 했다. 개업한 지 3개월 만에 미용실 보조로 3년을 있으면서도 익히지 못한 기술을 완전하게 습득해 시골 읍내에서 어느 정도 유명세를 떨쳤다. 그 즈음에 대구로 와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당시만 해도 미용기술을 가진 것만으로도 신부감으로 꽤 인기가 있었다. 결혼 후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넷이나 되는 아들 딸을 모두 대학까지 시키는 등 어머니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남편이 있었지만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하면서 사실상 가장 역할은 류 씨가 했다. 그랬기에 미용실을 그만 둘 수 없었고, 그의 손을 거쳐간 사람만도 부지기수에 이른다. "자식 넷을 다 길거리에서 기른 것이야. 미용일을 계속해야 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 이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 안아주고, 업어줄 새 없이 고단했지만 집안 일은 집안 일 대로 해냈지. 아이들 아버지는 하는 일마다 실패해 열심히 미용일을 해도 표시가 나지 않았지. 그래서 남편 원망도 많이 했어." 그래도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나 보내고는 무척 가슴 아프고 많이 보고 싶었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너무나 긴세월 동안 머리카락을 만진 때문인지 "이제는 사람들의 머리모양만 봐도 됨됨이까지 알아볼 정도"라는 류 씨는 미용실을 운영한 세월 만큼이나 머리카락으로 맺어진 친구들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마을의 오래된 이웃이자 손님들이 모두 친구다. 그래서 파마할 머리를 말아 두고는 부추전을 만들어 막걸리잔을 기울이는 등 손님과는 늘 정겹기만 하다. "늙어서 오랫동안 서서 손님들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게 힘은 들지만 미용실 안이 늘 사람 사는 얘기와 웃음으로 가득차 그저 신바람이 난다"면서 "자식들이 이제 그만두라고 하지만 그만 둘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노안으로 앞이 또렷이 보이진 않지만 여전히 파마를 위해 머리카락을 감아 올리고 면도도 한다. 이 곳에서는 된장찌개 2인분 정도 가격이면 '뽀글이 파마'를 할 수 있다.

류 씨는 그동안 순탄치 못한 생을 살아오면서 욕심과 원망이 생길 때는 몸 건강하고 먹고 사는 일을 해결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에게 더욱더 엄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회고하면서 건강이 따라준다면 앞으로 계속 미용실을 하면서 '뽀글이 파마'로 이웃에 사랑을 전하겠다고 다짐한다.

글·사진 장양숙 시민기자 fn3496@hanmail.net

멘토: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비방한 것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
대구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1천억원 규모의 대구로페이 발급과 5천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포함한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며,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변호사 업무를 재개한다고 발표하며, 별도의 사무실 없이 주거지를 사무소로 등록하고 상담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