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미국 생활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8월 초 방문한 미국 LA 한인타운내에 위치한 한인청소년센터(KYCC). 이곳에는 지난달 5일부터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4명이 7주 과정의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6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한인청소년센터는 유치원과 노인복지센터 등 10여 개의 부속 기관을 가진 LA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사회사업기관 중 하나. 한인뿐 아니라 히스패닉계와 흑인 등 한인타운 지역 내 거주하는 다양한 민족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애쓰는 복지 단체다.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가 너무 수평적인 것에 놀랐습니다. 지도교사들이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며 보이지 않는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배우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대학원 석사 과정 3학기에 재학 중인 조선영 씨는 "청소년 수련 시설에 근무하는 것이 목표인데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많이 깨닫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하루는 바쁘다. 첫 일주일간은 정신보건센터와 가정상담소 등 7개의 복지기관을 방문해 '복지 시스템'을 견학했으며 나머지 기간은 유치원과 노인센터 등의 '현장 실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권남행(3학년) 씨는 "몸은 힘들지만 선진 복지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어 보람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달리 미국 사회복지사들이 복지업무만 맡고 각계 전문가들이 이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고 아직 한국 복지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월세를 낸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며 대중 교통을 이용해 '인턴 기관'들을 직접 찾아다닌다는 이들은 '미국 생활 체험'이라는 쉽지 않은 기회도 '해외 인턴'의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영어가 입에서 나오지 않아 고생을 했지만 이젠 자신감이 늘었다"는 박주현(3학년) 씨는 "노인이나 유치원생들과 하루종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생활 영어 실력이 부쩍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KYCC 인턴에 참가한 학생들의 목표는 모두 '사회복지사'다.
"대학원에 진학해 정신보건학 공부를 계속할 계획인데 이번 경험이 진로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박신영(3학년) 씨는 "한국과 미국의 복지시스템을 비교 체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는 영어 및 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대상 학생을 선발했고 항공료와 체재비 등 1인당 170만원 정도를 지원해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한 김연희 교수(사회복지학과)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미국 복지 기관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기회"라며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KYCC에는 국내 대학교에서 '인턴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단순 견학이 아닌 7주간의 인턴 학생 채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KYCC 송강호 관장은 "한국 정치인이나 사회복지 전공 교수분들의 방문 요청이 잇따를 정도로 성공적인 복지 단체로 인정받고 있다"며 "대구대 학생들을 위해 우리 기관에서도 상당한 배려를 해 인턴 채용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해외 파견 프로그램은 인턴십과 교환학생(복수학위), 현지학기제 등 크게 3가지.
외국 자매대학에서 수업을 받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경우 미국과 중국, 일본 등지로 매년 100여 명의 학생들이 파견되고 있으며 현지 학기제는 외국어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40명이 참가하고 있다. 또 인턴십에는 25명이 참가하는 등 올 여름방학 기간 동안 200여 명의 학생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대구대 관계자는 "해외 프로그램은 취업 스펙을 쌓을 수 있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 상당한 인기가 있다"며 "해외 프로그램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사전에 맞춤식 어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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