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인 포브스는 올 초 미국 155개 도시의 인구증감과 실업, 경제성장률 등을 종합해 '침체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 10곳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제조업 띠를 형성하며 미국의 고도 성장을 주도했던 디트로이트와 플린트(미시간주), 클리블랜드와 데이턴, 갠턴(오하이오주), 버펄로(뉴욕) 등 북동, 중서 지역 대도시들이 하나같이 포함됐다. 이들 도시들은 제조업의 쇠퇴로 성장 동력을 상실한 채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클리블랜드는 악명 높은 추위와 실업률, 범죄 등으로 가장 '살기 나쁜' 도시로 자주 언급되는 도시다.
오대호 최대의 항구를 배경으로 철강 산업으로 번창했던 클리블랜드는 지난 1978년 12월 미 도시 중 최초로 채무불이행(Default)을 선언, 공식적인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잘나가는 병원' 하나가 도시의 생존을 지탱해오고 있다.
미국 내 3대 병원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foundation)으로 협력 병원까지 합치면 병상 수가 3천700개에 3만 명(의사 2천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연매출이 38억달러(4조원)로 오하이오주에서 세 번째로 큰 기업이다. 심장병 치료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이 병원은 지난 1921년 설립돼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으며 해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300만 명의 환자가 찾아오고 있다. 또 클리블랜드 병원 부설 러너 연구소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 큰 연구소로 연간 연구비용이 220만달러에 이르며 의과대학원 과정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여기에 콜 안(眼) 연구소와 터식 암센터 등 각종 부설 연구 기관들도 병원을 중심으로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지난 7월 말 찾은 클리블랜드 도심은 항구를 중심으로 쇠퇴한 북부지역 구 도심과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대학들이 들어선 동남부 지역이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깔끔한 분수공원을 지나 들어선 병원 본관 건물을 중심으로 30여 개가 넘는 부설 병동들과 연구소들이 말 그대로 '메디시티'를 형성하고 있다.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로서는 '제대로 된 병원' 하나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이재협기자 사진 김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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