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고 자사고 세대 성적 껑충

특화된 교육과정·장학금 전국 학력평가서 크게 향상

법조인이 되기를 꿈꾸는 김천고 재학생들이 법조인으로 활동하는 졸업생 선배들과 멘토링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법조인이 되기를 꿈꾸는 김천고 재학생들이 법조인으로 활동하는 졸업생 선배들과 멘토링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자사고로 선정된 김천고가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실험의 효과가 곧바로 학생들의 학력신장으로 나타나는 등 명문고로서의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김천고는 지난해 말 자사고 시대를 새롭게 열면서 280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특히 올해 신입생인 1학년들이 지난 3월 치른 입학 후 첫 교육청 주관 전국단위 학력평가에서 언어(71.2), 수리(75.3), 외국어(70.4) 등 중요과목의 성적(백분위 평균점수)이 6월에는 언어 78.8점, 수리 81.3점, 외국어 76.8점으로 각각 크게 향상됐다. 전체 1학년 학생들의 등급별 성적도 언어의 경우 3월 평가에서 2등급 이상이 65명이었으나, 6월에는 93명으로 43.1%, 수리는 68명에서 99명으로 45.6%, 외국어는 52명에서 77명으로 48.1%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들 3개 과목의 총점(300점)에 대한 평균점수도 3월의 216.8점에서 236.8점으로 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교사, 학부모들은 이같이 놀라운 성적 향상의 비결에 대해 자사고로서 학생들의 수준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개발, 도입한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우선 자사고 이후부터 전 과목 '이동수업'을 시행하고 수업시수를 자율 편성해 특정과목을 학년과 학기별로 몰아서 진행하는 집중이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가운데 3과목 이상에 대해 또다시 심화, 중간, 기초반 등 수준별로 나눈 뒤 특화된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5명 이상의 학생이 원하면 어떠한 강좌도 개설해준다. 능력이 따라주는 학생들은 대학수준의 공부도 가능하다.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식 교육으로 학생들이 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교사들에게는 사전강의 계획서 작성, 교과별 지도교수제, 연수기회 확대, 교과협의회 활성화, 공개 시범수업, 인센티브제도 등으로 자기계발에 힘쓰도록 하고 있다.

김천고는 자사고 선정 이후 신규교사 임용시험에서 국어 1명, 영어 1명, 수학 2명 모집에 111명이 지원해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체 교사 가운데 석·박사 비율이 40.4%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장학금의 경우 올해 말까지 200명에게 2억3천만원을 지급하고 2012년까지 5억3천만원으로 확대한다. 특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최대 1천만원을 주는 장학금 제도, 대구·경북 유일의 해외 유학반 운영, 학생 전원 기숙사 배정, 동문과 학생 간 멘토링제 등도 학생들에게 채찍과 당근이 되고 있다.

민족사관고 부교장 자리를 마다하고 모교를 제대로 한번 살려보겠다며 달려온 나병률(58·김천고 18회) 교장은 "이제 고교에도 자율화 바람이 불면서 '무한 경쟁'에 접어들었다. 교육의 다양화에 맞춰 학교별 특색을 살린 커리큘럼이 존재하지 않으면 반드시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며 열정을 쏟고 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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