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미각'을 소유한 대구의 미식가들이 모여 음식을 앞에 두고 대구와 경북, 세계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지역의 유명 인사, 사업가, 지역 호텔 경영인 등 각계각층 30인의 미식가들이 7일 오후 7시 30분 프린스호텔 '갤럭시 홀'에서 세계미식가협회 대구경북위원회(창립준비위원장 이수동) 창립 모임을 갖고 은밀하면서도 정중한 미식가들의 만남을 열어가기로 했다. 이수동 한국식품외식발전협회 회장, 김상환 일신학원 재단이사장, 이병배 대구예총 부회장, 배윤환 프린스호텔 대표, 박광길 대경발전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창립회원이다.
3시간 30분 동안 이어지는 미식가들의 식사에는 11종의 프랑스 요리와 6종의 와인이 나오며, 이날 '대구경북의 만남'을 주제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대구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날 행사에 나올 프랑스 요리들은 대구의 간판 음식인 납작만두를 이용한 샐러드, 동해안 생선 요리, 청도홍시 셔벗, 선지와 후추로 맛을 낸 예천 한우 안심스테이크, 팔공산 송이 등 경북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프랑스 메뉴들이다. 요리사는 프린스호텔 조리부장 최성욱 씨이며 모든 요리에서 프랑스 음식의 독특한 향이 난다.
식사에 앞서 약 30분간 칵테일 파티가 열린다. 이 시간은 서로 친분을 쌓기 위한 자리로, 참석자들은 대구 음식의 세계화에 관한 공통 주제로 담소를 즐기게 된다. 칵테일 파티가 끝나면 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테이블마다 비치될 경북 의성에서 생산된 사과 와인이 파티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될 식사에는 프랑스 요리 11가지가 나온다.
미식가들은 혀와 코 등 오감을 통해 음식만을 즐겨야 하며 식사 규정을 제대로 지켜야 진정한 미식가라고 불릴 수 있다. 참석자들은 정장 차림으로 남성의 경우 턱시도를,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를 입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미식가협회 회원임을 상징하는 목걸이도 목에 걸어야 한다. 만찬이 시작되면 소금과 후추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만찬 중에 정치 종교 직업 신분에 관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최고의 미식가로서 오로지 맛을 음미하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이다. 식사 도중 논쟁이 시작되면 음식 맛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미식가들의 생각이다.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 각 테이블마다 협회 회원이 투입돼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한다.
만찬 도중 음식 맛에 대한 평가는 허용되지 않는다. 음식에 대해 말하고 싶다면 만찬 뒤 주최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모임에 제공된 요리에 대한 간단한 평을 적어 보내는 것으로 마지막 의무를 다한다.
미식가협회 회원이 되려면 우선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외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미각에 대한 관심, 식도락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나이는 제한이 없다. 대구경북 위원회 회원들의 연령도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고 협회 운영위원 2명이 찬성해야 신규 회원이 될 수 있다. 7일 열리는 첫 모임에는 외부인 7명 정도에게도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 053)631-0052.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세계미식가협회란?
세계미식가협회는 불어로 'La Chaine Des Rotisseurs', 영어로 'Guild of Roaster'이며 미식사교모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세계미식가협회의 기원은 1248년 프랑스 왕실로부터 시작됐다. 1950년 프랑스 미식가 3명과 요리사 2명이 미식가협회를 결성한 것이 오늘날 세계미식가협회에 이르렀다. 현재 세계 미식가협회는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에 지부를 두고 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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