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오페라, 항저우에서 '축배의 노래'

시립오페라단 첫 해외 공연…5년만에 오페라 본 中 열광

▲ 21일 중국 항저우 쥐위엔에서 열린 대구시립오페라단의
▲ 21일 중국 항저우 쥐위엔에서 열린 대구시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 공연에서 여주인공 베올레타(소프라노 이화영)를 둘러싸고 유명한 '축배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21일과 22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抗州)를 찾아갔던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첫 해외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1천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항저우쥐위엔(抗州劇院)이 가득 차 대성황을 이뤘고 중국 관객들은 아주 좋다는 뜻의 중국어 '흔하오'를 외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또한 공연 시작 전 약 5분간 대구와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알리는 홍보영상물을 내보내기도 해 국제도시 대구와 대구의 수준높은 문화를 동시에 알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행사의 하나로 추진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국 공연은 대구시립오페라단과 대구시립합창단, 대구시립무용단 등 100명의 대규모 방문단에 의해 펼쳐졌다. 세계적인 역사·관광도시인 항저우에서 오페라 도시, 대구의 문화 수준을 널리 알리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틀에 걸친 공연에 약 2천 명의 관객들이 항저우쥐위엔을 찾았다. 공연 관람 예절 등에서 세련되지 못한 점을 보이기는 했지만 중국 관객들은 한국 관객들보다 열정적이었다. 약 800명이 찾은 첫날에는 모든 관객이 커튼 콜 때에 우레와 같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1천200여 명이 공연장을 메운 이튿날 공연에는 막이 내려진 뒤에도 환호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2일에는 준비해간 팸플릿 등 오페라 홍보물이 일찌감치 동이 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번 대구팀의 항저우 공연은 20일 리허설 때부터 성공 조짐을 보였다. 음악을 맡았던 푸지엔(福建)성의 푸지엔교향악단이 먼저 공연단의 실력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들의 지휘를 맡았던 부산시향 부지휘자 이동신 씨는 "리허설을 보고는 교향악단 단원들의 태도가 완전 달라져 자세도 훨씬 진지해졌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푸지엔성 푸저우에 있는 푸지엔대극원에서도 대구 팀들의 공연을 초청하기로 했다.

중국 내 이 같은 반응은 오페라를 자주 볼 수 없는 중국적 공연 환경에다 우리 공연단의 수준 높은 공연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항저우에는 중국이 자랑하는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만든 인시앙시후(印象西湖) 쇼와 항저우의 역사를 담은 쑹청거우(宋城歌舞) 쇼 등 초대형 공연물이 있지만 정작 대표적인 공연 예술인 오페라를 만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국 측의 설명이었다. 이번 공연도 5년 만에 항저우에서 처음 하는 오페라 공연이라고 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제오페라축제를 여는 도시, 대구를 대표하는 공연단체와 연기자들이 꾸민 무대에 중국 관객들은 감탄을 연발했다. 항저우 사범대학 성악과의 장청쥔(張承軍·55) 교수는 "오페라가 간단한 장르가 아닌데도 아주 좋았다. 노래와 연기 그리고 반주 모두 훌륭했다"고 평했다. 또 증권회사에 다닌다고 소개한 로우전(樓眞·47·여) 씨는 "아주 좋았다. 한국적인 특색을 잘 살린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한국의 뛰어난 문화 수준을 잘 입증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공연실황을 담은 DVD라도 판매하면 많은 사람들이 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리 일을 맡아본다는 황리빈(黃麗斌·38·여) 씨는 "아주 좋다는 말 이외에는 더 할 말이 없다"며 계속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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