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신공항, 차일피일 미루는 건 약속 위반

본지를 비롯해 대구지역 6개 신문'방송사가 어제 오후 대구에서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최적 입지와 비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정부가 신공항 입지선정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덕도를 고집하는 부산의 입장도 다르지 않을 게다. 그렇다면 정부가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업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대구'경북에 하늘 길을 열어주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벌써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 8개월이 됐다. 그동안 신공항 입지 선정은 지난해 연말에서 올해 지방선거 이후로, 다시 올 연말로 연기됐고, 또다시 내년 3월 연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2012년엔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부터 거센 선거 바람이 불 전망이어서 내년 봄까지 입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은 표류할 공산이 크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미루고 또 미루는 이유는 무엇인가.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영남권 지자체들이 서로 다투고 있어 어느 한쪽을 선정할 경우 다른 쪽으로부터 인심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가.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인천공항 하나를 허브 공항으로 육성하는 것도 만만찮은 터에 돈만 들고 말 많은 신공항 건설에 적극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게 정부 내 수도권 중심 성장론자들의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동남권 신공항은 단순히 국제공항을 추가 건설하는 문제가 아니다. 영남권과 남부권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자, 지역 균형 발전과 수도권 집중 완화의 척도가 되는 사업이다. 입지 선정을 계속 미루는 건 이명박 정부의 약속 위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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