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고민을 한다. "오늘은 뭐 먹지?"하는 식의 행복한 고민이다. 점심이란 '마음에 점을 찍는것'이라며 간단하게 먹으려고 맘 먹는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고 맛있는 밥집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거리가 먼곳도 불사한다.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뒤편 '벽돌집'은 손님들의 입소문이 자자한 집이다. 문인화가인 이원동(52) 화백과 이 화백이 운영하는 석경서화원 식구들은 거의 매일 벽돌집을 찾는다. 이 선생은 "일주일에 3, 4번씩 출근(?)할 정도며 어떤 때는 점심과 저녁, 하루에 두 번씩 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이유가 무엇일까?
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벽돌집'은 대구에서는 보기드문 갤러리형 전문 음식점이다. 지난해 10월에 찜 전문집으로 문을 열었다.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반긴다.
1, 2층 곳곳에 동'서양화와 조각, 고미술품들이 손님들을 맞아 마치 갤러리에 온듯한 착각이 든다. 작품들은 미술에 문외한 기자가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작품임을 눈치챌 수 있다. 문학을 전공한 벽돌집의 서동식(52)대표가 20대 초반부터 수집한 고미술들의 일부다. 눈이 즐거우면 입맛도 즐겁운 법. 음식을 기다리며 그림 구경을 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이 화백은 "나도 음식에는 일가견이 있는데, 일주일에 외부 출강나가는 이틀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내집처럼 드나드는 곳"이라고 자랑한다.
주 메뉴는 돌솥 곤드레밥과 영양 돌솥밥이다. 찜요리는 코다리와 흑태(메로)찜 전문이다. 이 화백의 10년지기인 노정숙(53'매일서예작가회 이사) 씨는 "눈과 마음이 즐거운 상태에서 먹는 음식은 기분을 업 시켜준다"고 단골손님다운 설명이다. 밑반찬은 정갈하다. 된장과 콩비지가 입맛을 당긴다. 곤드레나물은 강원도 정선에서 왔다. 돌솥 뚜껑을 열면 향긋한 향이 퍼진다.
점심 특선으로 코다리찜 정식도 인기다. 찬바람이 불기시작한 요즘, 코다리찜이 대세다. 지방 함량이 적고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인해 맛과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 커다란 도자기에 담겨 나오는 코다리찜은 푸짐해서 기분이 좋다. 코다리는 밀가루로 옷을 살짝 입힌것이 특징. 코다리는 양념과 어울려서도 결코 짜지않고 구수하다. 권은미(52'2009 매일서예대전우수상 수상) 씨는 "약간 매콤한 양념맛에다 밀가루로 옷을 입힌 이집만의 요리비결 탓에 비린내가 전혀없이 담백하다"고 평가한다. 양념소스는 꽃게, 왕새우, 다시마 등 해물수육에다 잣, 땅콩, 참깨를 더해 감칠맛을 더 해준다.
벽돌집의 자부심은 항상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 이름을 건 영업 소신이다. 서 대표는 매일 아침 직접 시장을 보며 신선한 재료를 엄선한다. 김명옥(45'사진작가) 씨는 "2층에는 하늘이 보이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며 "귀중한 손님 접대나 친구들끼리 어울려 음식을 즐기기엔 너무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고 귀띔한다.
저녁에는 대부분 찜 주문이 많다. 흑태는 특급 부위인 턱살을 사용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최고다. 해산물 육수로 만든 양념 소스로 인해 담백한 맛이 입속에 가득 퍼진다. 열무 물김치는 찜요리와 천생연분이다. 입안이 깔끔해진다. 양념소스가 자근자근 배어있는 새송이 버섯과 감자, 새우, 떡을 골라 먹는 재미도 좋다. 남은 양념은 밥 비빔용이다. 늘 밥도둑 소리를 듣는 주범임에 틀림없다.
음식가격은 다른 한식집과 비교해서 비싸지 않다. 돌솥 곤드레밥과 돌솥 영양밥 정식, 코다리찜 점심특선(2인 이상) 모두 1만원이다. 코다리찜은 3만~4만원, 흑태찜은 3만5천~4만5천원으로 다른 찜 전문집보다 양은 더 푸짐하고 가격은 5천원 정도 더 싼 편이다.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예약은 필수. 053)421-6800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 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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