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때부터 지질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산에 오르면서 산과 친해졌어요. 본격적인 등반은 13세 때 마을 산악회에 가입하면서 했고요." 우룹코 씨가 처음 등산에 발을 뗀 것은 8살 때부터다. 러시아 남부의 험준한 산악지대인 코카서스에서 자라 자연스레 산과 친해질 수 있었다. 이후 천식 치료를 위해 사할린으로 이주하면서 더욱 산을 사랑하게 됐고, 27살이던 2000년 에베레스트 산을 무산소 등반하면서 산악인으로서 이름을 내기 시작했다. 이때의 경험은 그를 안팎으로 자유롭게 했다.
"제 삶에서 처음으로 나 스스로의 등반을 계획할 수 있게 됐고, 나를 믿어 준 사람들의 신뢰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무엇보다 어머니께 한 달 동안 편안히 방문하게끔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제일 기뻤어요."
이후 우룹코 씨는 승승장구했다. 칸뎅그리에서 열린 속도등반대회에서의 입상을 시작으로 2002년 2월 마블월 동계 등반, 5월 23일 히말라야 로체 등정, 2003년 브로드피크 노멀루트, 이듬해 안나푸르나 노멀루트, 2006년 마나슬루 초등, 2007년 K2 북서릉, 지난해 마칼루 동계 초등 등 세계의 산을 모두 발 아래 두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가 오른 산만 400여 개, 높이로 따지면 63빌딩을 500번 오른 횟수와 맞먹는다. 산을 진정으로 사랑한 우룹코 씨였지만 그는 최근 '변심'을 했다. 등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 결혼까지 미뤄어 오다 두달전 부인 올가 씨와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14좌의 정상에 선 그에게도 남은 꿈이 있을까. 결혼까지 한 마당에 잠시 휴식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에베레스트 북면의 신루트 개발이 목표입니다. 이번 겨울 에베레스트로 향할 계획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힘주어 말하는 우룹코 씨. 산이 있는 한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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