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시청 이전해 서구 발전 꾀해야

대구 서구를 바라보면 잃어버린 20년 세월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달서구는 서구에서 일부 동네가 편입되어 만든 신흥 도시 지역으로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대구에서 가장 앞선 지역이 되고 있다. 수성구는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촌으로서 학군도 제일 좋고 문화도 앞서는 대구 최첨단 도시 지역이다.

동구는 농촌지역을 개발하면서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북구는 공단을 중심으로 새롭게 미래를 꿈꾸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남구는 주택 도시로서 앞산을 끼고 있어 주거와 환경이 대구에서 제일 좋아 그런대로 잘 살아가는 수준이다.

중구와 서구를 보면 참담하기만 하다. 중구는 대구의 중심 도시 지역으로서 상권이 활성화되어 1990년대를 이끌어온 대구의 성장 동력이었다. 이러한 중구가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재개발 재건축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학교도 외곽지로 이전함으로써 대구시에서는 하순위 자치구로 전락하였다.

서구는 가장 번창했던 1988년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에 40만 명이던 인구가 22만5천 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낙후된 도시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구의 재정 또한 1988년 대구의 구 중 1순위를 차지했던 영광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다. 2008년에는 대구의 7개 구 가운데 중구에만 앞선 6위에 머무르는 낙후된 지역으로 바뀌어 잃어버린 20년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어느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서구 구민이 선택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국회의원도 철새가 되었든 떠돌이가 되었든 거물만 좋아하는 서구 주민들이었다. 구청장도 능력과 자질은 보지도 않고 기분에 따라 선출하려 한 경향이 있지 않았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이제 서구를 살리기 위해서 특별 프로젝트가 마련되어야 한다. 첫째, 서대구공단과 염색공단이 입지한 대구 산업의 중심 도시지역으로서 섬유연구소를 비롯한 산학연(産學硏) 클러스터가 구축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섬유염색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대구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섬유패션 사업은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업체와 종사자 및 생산액을 가지고 있는 특화산업이다. 시대적 변화에 맞춰 다품종 소량 생산을 통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한다면 이탈리아의 밀라노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자랑하는 서구에 도시철도 하나 제대로 마련된 곳이 없다. 서구청 앞을 통과하여 중구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통팔달의 교통망은 산업과 업무시설의 입지와 유치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 사업추진 역량이 갖춰진다면 그나마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다.

셋째, 산업단지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서대구산업단지에 재구조화와 재개발 사업으로 대구의 신성장 동력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70만 평이 넘는 대규모 공간에 주거와 상업 및 물류 등 다양한 요소를 담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잘만 활용한다면 서구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다.

넷째, 서구는 금호강이 인접해 있으며 와룡산과 달성공원 및 달서천이 통과하여 생태도시 조성에 유리한 경관과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서구를 먹여 살려야만 할 귀중한 자원들이 아닐 수 없다.

다섯째, 대구 전체 중심 도시 지역이 서구이므로 대구시가 검토하고 있는 대구시청 이전 계획은 서구가 제일 적지라고 할 수 있다. 사통팔달의 교통과 대구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본다. 대구시청 이전은 서구에 반드시 유치시키는 것이 낙후된 서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여섯째, 재개발 재건축의 활성화를 통하여 새로운 주택 문화가 형성되고 일류에 가깝다는 학교도 몇 개 이주시켜 떠나는 서구에서 돌아오는 서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서구 살리기 위한 특별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서구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본다.

대구시장은 이 제안을 깊이 생각하여 시정에 반영해 주기를 바란다.

백승홍(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