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이 치러진 18일 대체적으로 포근한 날씨 속에 대구경북 수험장 124곳에서는 별다른 사고 없이 시험이 진행됐다.
수험장마다 입실하는 수험생들을 향한 교사와 후배들의 뜨거운 격려가 쏟아졌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수능시험장 밖에서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다. 수능 시험장 주변 표정을 담았다.
○…대구시 및 경찰은 시험장 200m 전방부터 '도보 이동'을 유도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학교 바로 앞까지 차량이 몰려 교통 혼잡이 속출했다. 남구 경일여고 앞에는 18일 오전 7시 10분터 왕복 2차로 도로에 학생을 수송하는 차량들이 몰려 일대가 정체를 빚었다. 경찰은 "학교 위치와 도로 여건상 일일이 단속하기가 힘들다"며 "수험생 수송 차량은 학생 하차 후 바로 빠져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 상인동 영남고 역시 오전 7시 10분터 수험생들을 태운 학부모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대가 주차장으로 돌변, 상인네거리에서 남대구IC까지 1km 구간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했다. 특히 이곳은 경북기계공고, 상원고, 영남고, 대건고, 달서공고 등 수험장 학교가 밀집해 차량 정체를 부채질했다.
교통통제에 나선 경찰은 "갑작스레 차량이 몰려 손쓸 수가 없다" 진땀을 흘렸다. 심지어 차량을 빨리 빼내기 위해 학교 앞에 선 차량 문을 경찰관이 직접 열어주기도 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이 교문을 통과한 뒤에도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대륜고 교문 앞을 지키고 있던 김영주(47·여) 씨는 "아이가 늘 상위권을 유지한 만큼 시험을 잘 치르리라고 생각하지만 밤새 잠을 설쳐 조금 걱정이 된다"며 "수능이 끝날 때까지 교문을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자들에 대한 선생님의 사랑은 역시 남달랐다. 경북여고 선생님들은 오전 6시부터 직접 준비한 초콜릿을 싸들고 경일여고 교문 앞에 서서 이곳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긴장하는 학생들에게 시험시 주의사항들을 다시 한번 알려주며 파이팅을 기원했다. 장문옥(43·여) 교사는 "1년간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이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윤지(17) 양은 "너무 긴장이 됐는데 학교 앞에서 선생님을 보니 든든하다"고 반겼다.
○…시험장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부정행위. 하지만 대구 남구 대구보건학교 시험장은 예외다. 장애인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이곳에선 난청 응시생은 보청기, 저시력 학생은 글자 확대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저시력생 응시 학생 정민규(19) 군은 "오늘 글자확대기를 들고 왔다. 나에게 확대기는 눈과 같은 것이라며 평소처럼 떨지 않고 시험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함께 교실에 들어가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시험장 입구 바로 앞까지 차를 몰고 들어올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수능본부 측의 배려. 김경남(48·여) 씨는 "우리 딸은 난청이라 공부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오늘 책상 높이도 내가 직접 맞춰주고 나왔다"고 말했다.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KEC 구미지회도 수능날만은 집회를 중단했다.
구미교육지원청은 금속노조 KEC 구미지회와 금속노조위원장 등에게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인 18일 집회 및 확성기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지난 16일 공문을 통해 요청했다.
구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KEC 노조 측의 집회시 직선 거리로 500여m 떨어진 금오공업고등학교까지 확성기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수능시험 당일 수험생들의 시험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EC 노조 측은 수능 시험일 집회 및 확성기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울릉도 지역 25명의 수험생 (남학생 16명, 여학생 9명)은 겨울철 높은 파도를 대비해 대입수능을 앞둔 11일과 15일 모두 뭍으로 나와 포항 해병대1사단 청룡회관에 여장을 푼 뒤 시험장으로 향했다.
군부대는 울릉도 고3수험생들을 위해 수능 공부방을 개설했으며 인솔 교사 2명은 막바지까지 학생들과 수능 점검을 했다.
사회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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