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시대다. 최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게 오래살기'가 전 국민의 목표가 됐다. 한때 유행했던 "굵고 짧게 살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멋내기 말에 불과하다. 요즘 어르신들은 "이 좋은 세상! 질병 없이 튼튼한 몸으로 오래 살자"가 인생 표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과 '올바른 영양 섭취'는 필수다. 이로 인해 '내몸에 알맞은 영양제 챙겨먹기'가 유행이다. 수년 전 비타민 C 열풍이 전국에 몰아쳤다. 서울대 이왕재 교수가 비타민 C에 대한 효능을 언론에 소개하면서 전국이 비타민 C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그 덕분에 '비타민 C'가 국민 '건강지킴이'의 대명사로 정착(?)됐다.
요즘은 각 가정 식탁에 비타민제 한두 가지를 비치하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다.
바야흐로 전 국민 비타민시대다. 장수시대의 영양제를 대표하는 비타민을 분석한다.
◆영양제 만능(?)시대
국민들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영양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영양제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정착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은 대부분 생활의 활력소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비타민제를 복용한다. 비타민은 5대 필수영양소 중 하나다. 체내의 인체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 인체의 성장'발달 및 건강 유지에 필요하다. 현재 비타민시장은 연간 1천500억원 규모다. 그 중 비타민 B 제제는 500억원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바야흐로 비타민 만능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의 종류
일반적으로 비타민은 지용성(脂溶性)과 수용성(水溶性)으로 분류된다.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이나 지방을 녹이는 유기 용매에 녹는 비타민이다. 비타민 A, D, E, F, K, U가 이에 속한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녹는 비타민이다. 비타민 B 복합체, 비타민 C, 비오틴, 폴산, 콜린, 이노시톨, 비타민 L, 비타민 P 등이다.
◆전문가들 의견
세계 면역학계 권위자이며 영국 국제인명센터에서 세계 100대 의학자로 선정된 이왕재 서울대 의대 교수는 비타민 C 전도사다. 이 교수는 "식사할 때마다 비타민 2알씩, 하루에 6알(6천mg)을 먹어라"고 강조한다. 비타민 C는 독성이 없는 수용성 물질로 아무리 먹어도 부작용이 없고 해롭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는 "비타민 C가 만병 통치약인가?"의 질문에 명쾌하게 "그렇다"고 답변한다.
대한비타민연구회 염창환 회장(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현대인처럼 스트레스가 많고 실내 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딱히 아픈 곳이 없더라도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와 C를 섭취하면 피로 개선 등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용성 비타민은 오랜 시간 체내에 축적돼 독성이 나타날 위험이 있지만 수용성 비타민인 B와 C는 물에 잘 용해되고, 많이 섭취하더라도 쉽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특징이 있어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가장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비타민 종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계의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다른 전문가들은 "2003년 전까지는 환자들에게 비타민 처방을 많이 했다. 하지만 비타민 처방의 문제점들이 발견된 후 2003년 이후부터는 비타민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만 극소량 처방을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즉, 일반인들의 비타민제 애용(?) 풍토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올바른 복용법
최근 비타민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질병 치료 목적에서 이제는 다양한 질환의 예방과 치료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비타민은 암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물론 무분별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이런 이유로 비타민을 복용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한 후 복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대한비타민연구회는 '비타민의 올바른 복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복용 목적을 영양제 개념, 치료 개념, 보조 개념 등 3가지로 나눈다. 영양제 개념은 영양 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이 복용하는 것으로 종합비타민 형태가 가장 좋다. 치료 개념은 혈액검사 등을 통해 부족한 특정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 보조 개념은 자신의 증상에 맞게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다.
둘째, 복용하는 방법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과 함께, 지용성 비타민은 음식과 함께 복용한다.
셋째, 복용할 비타민의 부작용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적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오랜 시간 체내에 남아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장수시대! 비타민 D가 필요하다
장수시대를 맞아 비타민 D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도 비타민 D 연구가 활발하다. 적절한 비타민 D 섭취는 뼈 건강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갱년기 여성들과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골다공증은 비타민 D 결핍 현상이다.
의학 자료에 따르면 비타민 D는 건강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의 모든 암환자들에게서 비타민 D의 수치가 현저히 떨어진 것이 발견됐다. 연구 결과 유방암을 가진 여성은 정상적인 여성보다 비타민의 수치가 70%나 낮게 나타났다.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남성들의 44%가 비타민 D의 부족 현상을 보였다. 영국의 메디컬 뉴스 투데이에서도 "모든 암 환자는 영양 상태에 관계없이 비타민 D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암치료센터(CTCA) 램머스펠드 박사는 "최근 비타민 D가 암 억제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암 환자들에 대한 비타민 D의 보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침묵의 질병'으로 불린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일주일에 2, 3차례, 10~15분간 햇볕을 손, 팔, 얼굴 등에 쬐어 주면 피부에서 충분한 비타민 D가 생성된다"고 밝혔다. 골다공증 예방 차원에서 적절한 일광욕이 필수라는 말이다. 이와 함께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식품 섭취는 물론 필요 시 보충제 복용, 체중부하운동 등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
◆넘치면 '해'
내게 맞는 영양제는 무엇일까? 약국마다 종합 비타민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비타민제가 아무리 몸에 좋다 해도 적정량 이상의 복용은 몸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우리 몸에 유익함을 주는 영양소다. 하지만 과용은 금물.
의사들은 "비타민제는 그야말로 보충제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사람이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한다면 별도로 영양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건강 유지에는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비타민이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비타민제의 복용은 건강 유지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 특히 암환자들이나 비타민이 부족한 환자들은 의사들의 권장량이나 주사요법 등 다양한 비타민제 치료방법이 있다. 하지만 비타민의 효능을 과신, 과다 복용땐 구토'설사'두통'위염 등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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