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IC 인근 도시고속도로 교통체증에 분노한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점거 등 극한 행동마저 불사할 움직임이다. 7월 1일 옥포~성서 구간 중부내륙지선(옛 구마선) 확장·개통에 따라 고속도로와 도시고속도로가 분리되면서 촉발된 남대구~서대구IC 구간 교통체증이 5개월째 풀리지 않고 있다. 참다 못한 성서 주민과 운전자, 성서산업단지 업체들은 국토해양부와 도로공사, 대구시가 도시고속도로 교통체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교통지옥된 성서IC 출퇴근길=월요일이었던 이달 15일 오전 7시 10분 대구 달서구 월성네거리. 월곡로를 통해 남대구IC 도시고속도로로 들어서려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2㎞를 지나는 데 7분이 걸렸다.
도시고속도로에 올라서면서 서서히 속도가 나는 듯했지만 얼마 가지 못해 성서IC 직전에서 다시 정체가 시작됐다. 계기판의 차량 속도는 고작 시속 10㎞ 남짓.
반면 좌측의 뻥 뚫린 고속도로는 차량 한두 대만 간간이 지나고 있었다. 기나긴 정체를 벗어나 이현삼거리로 빠져나오는 순간 시계는 오전 7시 3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4.9㎞를 지나는 데 22분이 소요됐다.
오전 7시 40분 성서IC 방면 달구벌대로는 마치 주차장 같았다. 도시철도 2호선 이곡역에서부터 우측 2개 차로의 차량들은 녹색 신호에도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곡역네거리에는 교통정리를 위해 경찰 3명이 배치돼 있었지만 엉키는 차량들을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곡역에서 도시고속도로 진입 램프 입구까지 10분이나 걸렸다. 이정훈(31) 씨는 "이젠 정체라는 말도 꺼내기 싫다"며 "도로공사와 대구시청을 폭파시키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램프에 올라선 차량들도 쉽사리 속도를 내지 못했다. 2차로로 시작된 램프가 1차로로 줄어들면서 차량들이 서로 엉킨 것. 오전 8시 10분 소방차 한 대가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도시고속도로를 향했지만 이미 멈춰선 차량 때문에 5분이 지나고서야 도시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이날 출근길 교통대란은 한 시간 30분가량 계속됐다.
월요일 퇴근길 정체는 출근길보다 더 심각했다. 오후 6시 25분 서구 비산동 매천대교 부근 신천대로에는 도시고속도로 지·정체 때문에 차량들이 사고가 난 것처럼 정지해 있었다. 1.7㎞ 거리를 지나는 데 12분이나 걸렸다. 도시고속도로로 들어서는 길은 더 험난했다. 3차로 도로가 2차로, 1차로로 줄어들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조금이라도 먼저 가려는 차량들은 아슬아슬하게 끼어들기를 시도했고 곳곳에서 경적소리가 울렸다. 도시고속도로 진입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하게 19분이었다.
◆도시고속도로 얼마나 막히나=대구시는 9월 27일부터 한 달간 남대구~서대구IC 구간 도시고속도로 방향 5개 구간의 출퇴근 시간 차량 통행속도를 조사했다. 19일 대구시의회 양명모 시의원이 대구시로부터 제출받은 '남대구~서대구IC 구간 도시고속도로의 통행속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고속도로 정체는 남대구IC에서 서대구IC 방향(4.9㎞) 월요일 출근시간(오전 7시 30분~8시)대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속도가 시속 22㎞로 '고속'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무색했다.
이곳 통행속도는 금요일 퇴근시간(오후 7시~7시 30분)에도 시속 2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간별로는 상인네거리~도시고속도로 입구(2.2㎞) 구간 월요일 출근시간대 평균 속도가 시속 11㎞로 조사돼 가장 정체가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만성정체지역인 용산네거리~성서 IC 합류부(1.3㎞)도 월요일 출근시간 평균속도가 시속 14㎞에 불과했다.
시 조사 결과에 대해 성서 주민들은 "구간별, 요일별로 출퇴근 30분만 조사한 것으로는 도로공사와 시가 주민 고통을 알 턱이 없다"며 "시장이 직접 이곳을 일주일간 다녀 봐야 주민 심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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