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무리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특히 겨울철이면 외부 공기에 비해 오염이 심해진다. 환기와 습도 조절에 주의하지 않다 보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어린이의 경우 특히 알레르기성 질환에 주의해야 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예방접종과 함께 산책, 스트레칭 등을 통해 기초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건강 관리상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하루 서너 차례 강제 환기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실내에서의 생활 시간이 많아진다. 실내의 건조하고 탁한 공기는 기관지, 폐, 목의 손상을 가져오며 아토피나 알레르기, 피부 건조, 가려움증 등을 악화시킨다. 이 때문에 적절한 습도조절이 특히 중요하다. 환기시키기, 적정온도 지키기, 밤에 젖은 빨래 널어놓기 등이 효과적이다. 중앙난방을 하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보다 건조가 더 심하다. 반드시 가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 습도를 40~50% 정도로 적당히 유지해주고, 실내외 온도 차는 5℃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겨울은 여름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25배까지 실내 오염도가 높다. 따라서 오염된 실내 공기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질환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다. 하루 3, 4차례 현관까지 활짝 열어 '강제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햇살이 비치는 아침 시간은 공기가 깨끗하고 따뜻해서 특히 좋다. 난방기구를 사용할 때엔 1시간에 5분 정도씩은 환기를 시키는 게 좋다.
◆알레르기성 질환 급증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기관지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성 질환은 겨울철에 악화되기 마련. 찬바람이나 심한 일교차가 신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건조하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 공기는 어린이의 알레르기 천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겨울철이면 병원을 찾는 천식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 받는 환자가 5년 전에 비해 50%나 급증했다. 아울러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꽃가루, 동물의 털 같은 특정 외부 물질에 대해 코 점막이 민감하게 반응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를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키우면서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기와 습도 유지는 물론 천으로 만들어진 소파, 카펫, 커튼은 사용을 피하고, 젖은 걸레로 자주 청소하는 것이 좋다.
◆독감 예방주사는 10, 11월 중에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60대 이상의 노인 환자의 경우, 단순 감기로 시작해 폐렴 등 합병증이 동반되기 쉽다. 고열이나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가슴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단순히 감기라고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겨울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기도 위쪽 점액이 줄어들어 호흡기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한다. 급성 축농증이나 중이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 등 합병증을 낳을 수 있다.
독감의 경우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발생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미리 맞으면 80%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만성 폐질환이나 심장병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증을 앓는 사람, 암 등으로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한다. 접종 효과는 접종 후 2주일 이상 지나야 한다. 가급적 10, 11월에 맞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예방백신은 평생 1, 2회 접종으로 충분히 폐렴구균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물론 만성 심혈관계 질환자, 당뇨병, 만성 호흡기 질환자, 만성 신부전자, 흡연자는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추위 속 음주는 금물
노인일수록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져 추위나 더위에 더 주의해야 한다. 인체는 열 소실과 발생 균형을 맞춰 항상 일정 체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추운 환경이 되면 열 발산이 줄고 열 생산은 늘어난다. 주로 혈관이 수축하고 근육의 떨림에 의해 열 생산을 증가시켜 체온을 유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온이 35.5도 이하의 경우를 저체온이라고 하는데, 저체온증은 주로 추운 외부 환경에 노출돼 발생하지만 노화에 따른 생리적 변화, 약물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노인들은 저체온이 더 잘 생긴다.
이를 예방하려면 가급적 7도 이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출 시에는 덧옷을 꼭 입고 장갑, 모자, 마스크를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보온효과가 높다. 따뜻한 음료와 사탕과 같은 음식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열 생산을 촉진시킨다. 특히 추위 속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알코올은 체내의 열을 더 빨리 잃게 만든다.
◆찬바람 새벽운동은 조심해야
겨울철이면 운동에 소홀하기 쉽다. 평소 스트레칭이나 관절운동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겨울이라도 햇살이 있는 낮 시간에 야외에서 30분 이상 걷기나 산책을 하는 것이 기초체력 유지에 중요하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운동, 특히 새벽에 운동할 경우 찬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 응급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추울 때는 몸을 움츠리게 돼 근육이 수축되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런 상태로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하면 관절에 무리를 준다. 충분한 물을 마시고, 실내 습도를 높이고 환기를 자주 하며, 더운 목욕은 너무 자주 하지 말고, 목욕할 때는 되도록 비누사용은 줄이고 목욕 후 피부보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김수용 ksy@msnet.co.kr
도움말=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근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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