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대구시의사회 '사랑醫합창단'

"이웃과 함께하고픈 마음 노래에 담아 전하렵니다"

대구시의사회 사랑醫합창단이 연습 도중 잠깐 짬을 내어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효영 반주자, 박진석 부단장, 김광훈 단장, 김희윤 지휘자. 뒷줄 왼쪽부터 안면환, 강태경 총무, 서영익, 김재룡, 안경숙, 최순옥, 이숙형, 오현경, 김인주, 서경란, 김혜영 부단장, 최재유, 정연주, 이주영 단원.

대구시의사회 소속 '사랑醫합창단'이 9일과 16일 각각 영남대와 경북대 소아병동을 찾아 병마에 지친 아이들에게 동요와 성탄절 캐럴을 들려주는 연말 합창봉사활동을 펼친다.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의사들의 봉사합창단'을 취지로 2009년 10월 말 창단된 사랑醫합창단(단장 김광훈)은 창단 4개월 만에 가진 첫 연주회를 시작으로 이미 10여 회의 연주 경력을 쌓은 새내기 합창단이다.

"단원들은 모두 노래를 즐겨 부르거나 좋아하는 의사들로 이웃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노래로 전달하고자 창단했고 연습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9시 30분까지 대구시 수성구 중동 한영모터스 3층 한영아트홀에서 합니다."

사랑醫합창단 강태경(45·내과 전문의) 총무는 부인도 단원인 유일한 커플로 환자 진료 후 저녁식사를 못하고 온 단원들을 위해 김밥, 샌드위치, 물 등 간식거리를 준비하는 살뜰한 단원이다. 강 총무는 악보조차 읽지 못하던 음악 문외한에서 지금은 악보 읽기가 어느 정도 가능한 실력을 쌓았다.

"15명으로 시작한 단원이 지금은 28명이지만 악보를 읽지 못해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드레스 입기를 원하는 여성이나 복식 호흡을 통해 뱃살 빼기를 원하는 남성이라면 우리 합창단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죠."

창단 1년 만에 아마추어 합창단이 10여 회의 연주회를 가지게 된 것에 대해 강 총무는 "의과대학시절 늘 벼락치기 공부를 하던 버릇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일단 연주일정이 잡히면 더 열심히 죽어라 연습하는 이상한 합창단이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도전의식을 통해 기어코 해내고 말겠다는 단합심과 봉사 열정이 단원 개개인의 목소리에 실렸기 때문일까. 올 초 서구, 달서구, 수성구의사회 총회와 대구시 의료봉사단 발대식, 경북대의학전문대학원 행운의 밤 등의 행사에 출연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단원들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 뒤엔 10년 이상 성악을 취미로 즐겨온 김광훈 단장의 푸근한 리더십과 바쁜 스케줄에도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무조건 수용하고 싫은 내색을 않는 분위기 덕분이라고 강 총무는 귀띔했다.

연륜이 쌓여 언젠가는 프로들의 무대 한 구석이라도 차지할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노래한다는 사랑醫합창단. 이들의 당찬 포부 뒤엔 지휘를 맡은 대구오페라단 김희윤 단장과 피아니스트 김효영 씨의 숨은 공도 힘이 됐다.

사랑醫합창단이 주로 연습하는 곡들은 이탈리아 가곡을 비롯한 유명 가곡이 주류지만 행사 목적에 따라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특히 올 연말 공연할 대학병원 소아병동 연주회는 환아들의 정서에 맞는 '초록빛 바다' '이슬' '오빠생각' '아기 염소' 등 동요를 1부에 들려주고, 2부에는 김은정(소아과 전문의) 씨의 마술쇼, 3부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가 연주된다.

합창단은 김광훈 씨가 단장, 박진석·김혜영 씨가 부단장, 강태경 씨가 총무를 맡고 있다. 김인주·박언휘·안경숙·이숙형·정연주·최순옥·구자란·박재경 씨는 소프라노, 이주영·김혜영·박현·서경란·오현경·최재유 씨는 알토, 강태경·금주섭·김광훈·상영호·서영익·김성종 씨는 테너를 맡고 있다. 베이스는 김재룡·박진석·안면환·이정철 씨, 지휘는 김희윤 씨, 반주는 김효영 씨 담당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