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름통] 46년 만에 리메이크 '빨간 마후라'

독일 영화 '레드 바론'(2007년)은 제1차 세계대전의 공중전을 그린 영화다. 전투기 80여 대를 격추하며 연합군 조종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독일 공군의 전설 '붉은 남작' 맨프레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공중전은 귀족들의 대결장이었다. 독일 공군이나 영국 공군이나 모두 귀족 가문의 젊은이들이 대결을 펼쳤다. 그래서 비록 전쟁이지만 품위와 격조를 지키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레드 바론'에서도 격추한 적군의 장례식에 조화를 던지고 경례를 붙이는 흔치 않은 광경도 볼 수 있다.

'공군대전략' '정오의 출격'에서부터 '탑건'까지 공중전을 그린 영화는 늘 긴장감 넘치는 장르로 전쟁영화 팬들을 매료시켰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중전 영화가 1964년에 제작된 고 신상옥 감독의 '빨간 마후라'일 것이다. 신영균, 최은희, 최무룡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한 '빨간 마후라'는 황문평씨가 작곡한 동명의 주제가가 공군가로 불릴 정도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은 해병'(1963년)의 성공에 힘입어 제작되어 서울에서만 22만 명(당시 서울 인구 250만 명)을 동원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촬영, 편집, 특수효과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호평을 받아 제11회 아·태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신영균)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빨간 마후라'는 대구에서 촬영되어 많은 에피소드를 남기기도 했다. 달성군 출신 유치곤 장군(1927~1965)을 모델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빨간 마후라'가 46년 만에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다. 톱스타 비와 신세경이 극중 전투기 조종사 태운과 정비사 세영으로 멜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비는 드라마 '도망자'가 방송되기 전부터 출연 섭외가 이뤄진 상태로 비에겐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경은 현재 영화 '푸른 소금'을 촬영 중에 있으며, 비와 처음으로 로맨스를 펼친다.

2011년 판 '빨간 마후라'는 한 남자가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격정과 사랑, 갈등을 담는다. 특히 비가 평양을 폭격하는 블록버스터급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제작되는 '빨간 마후라'는 충남 서산 비행장 등 이미 여러 군사보호시설의 촬영 협조를 받았으며 이르면 내년 1월 크랭크인할 전망이다.

김중기 객원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