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이 판치고 개미들만 사는 장세가 나타나면 주가가 꼭지'라는 속설이 또 들어맞을까.
최근 국내 증시가 고공비행을 이어가면서 잠잠했던 개미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으면서 몸을 사리던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연말연초 글로벌 유동성과 탄탄한 기업 실적을 근거로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면서 기대 심리가 한껏 부풀어 오른 덕분이다. 그러나 한껏 오른 지수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다 대내외 변수에 따라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이탈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커 개미들이 또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서서히 움직이는 개미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들의 주식 거래 비중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시점을 전후로 개인들의 거래 비중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월별 누적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첫째 주(11월 29일~12월 3일)와 둘째 주(12월 6~10일)는 각각 52.9%, 52.1%를 기록했지만 지수가 2,000선을 넘었던 셋째 주(12월 13~17일)에 57.86%로 높아졌고 지난주(12월 20~24일)에는 60.4%로 60% 선을 돌파했다. 월별로는 9월 52.9%를 저점으로 찍은 이후 10월 55.1%, 11월 55.5%, 이달 들어 56.4%(24일 현재)로 상승 추세다.
고객예탁금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회복한 이후 3천498억원이 늘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잔고 금액도 6조99억원(23일 현재)으로 2007년 7월 24일 이후 3년 5개월 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6개월간 거래 기록이 있는 주식 활동계좌도 22일 현재 1천774만1천487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외국인이 주춤하고 기관이 매도에 나선 사이 4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간접투자 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고 실질적 자금 유출입을 보여주는 실질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개인순매수-미수금-신용잔액)은 이달 21일 기준 6조4천160억원으로 지난달 말 6조2천570억원에 비해 1천590억원이 늘어나는 데 그쳐 본격적인 '개미들의 귀환'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
현재는 국내 기업의 탄탄한 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 무드를 탈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다. 경기 정상화에 따라 기업 가치가 재평가되고 외국인이나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랩어카운트 등 신규 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개선 등이 이유로 꼽힌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단기적으로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2, 3월만 잘 넘기면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인한 주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 지수의 가격 부담이 큰데다 본격적인 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1, 2월에는 조정과 반등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기업의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증시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뒤늦게 뛰어든 개미는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진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거나 선진국 증시의 매력이 높아져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고, 경기가 현재보다 악화되면 신흥시장으로부터 무차별 자금 회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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