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신의 정수(精髓)가 압축된 시(詩)에서 더러 그러하듯이, 미술 작품도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당최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려는지 쉽게 알 수 없는 것이 적잖다. 요즘 미술관이나 화랑에 가면 작품 이해를 도와주는 도슨트(docent)가 보편화돼 있지만 한눈에 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깊이 있는 감동을 느끼기 위해 상당한 공부가 불가피하다. 오늘 소개하는 최수임 작가의 작품 '생명'은 누구라도 단박에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질그릇에 소담스럽게 들어찬 하얀 쌀밥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고 있어 '소박한 풍요'에 대한 작가의 욕망을 누구라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작가 최수임은 원래 가난했지만 더욱 가난할 수 있는 전업작가의 길로 성큼 발을 내디딘 작가이다. 작가의 삶과 진정성을 잘 알기에 나는 더욱 감동한다. 고봉으로 담긴 쌀밥은 작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원초적 욕구이다. 더불어 '생명'이라는 작품명은 성장의 그늘에서 낙담한 우리 이웃에 대한 작가의 조용한 위로이며, 우리 사회에 대한 발언임을 드러내고 있다. 새해 신묘년은 십이간지 띠시간으로 따지면 오전 5시 이후로 동틀 즈음이다. 첫날 새벽에 욕심을 키우는 경쟁보다는 행복을 나누는 공존을 꿈꾸게 하는 작품이다.
김혜경(리안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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