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후속 인사를 통해 '레임덕의 시작'이라는 위기를 벗어날 수도 있지만 '마이 웨이'를 고집할 경우 정치권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2일 정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후임자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조무제 전 대법관, 안대희 대법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성기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장 등 법조인 출신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비법조인 출신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인명진 목사,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 후보자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고액 연봉을 받는 로펌 출신은 배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우선 고려 사항은 도덕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통과가 정권 차원의 절대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므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완전히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꼽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깜짝 발탁'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더 많다. 원래 잘 알던 사람이거나 가까운 사람을 또 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정 후보자 사퇴 이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후보자의 사퇴 발표 이후 참모들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수석들과 오찬을 한 뒤 대통령실장실에 들러 구제역 방역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을 불러 구제역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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