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인 습지가 주목받고 있다. 습지는 많은 생명체에게 서식처를 제공한다. 습지 생명체들은 그 보답으로 생태계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오염원을 정화하고 홍수와 가뭄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습지가 생태'환경적인 측면은 물론 수리'경제적 측면에서도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습지의 효용성을 파악한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습지 보존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습지 훼손 우려가 대표적인 예다.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었다. 지금이라도 습지여행을 떠나보자.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귀중한 자산인 습지 여행은 알차다. 자연학습뿐 아니라 철새들의 군무도 감상할 수 있는 탐조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습지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정겨운 올레길이 자리 잡고 있어 우리 사회 열풍처럼 불고 있는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우포늪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옥천리, 유어면 대대리'세진리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늪으로 람사르협약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우포늪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개 늪으로 이뤄져 있다. 현지에서 우포는 소벌이라 불린다. 우포 북쪽에 있는 우항산(소목산)을 하늘에서 보면 소가 목을 내밀고 우포늪의 물을 마시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예쁜 우리말이다. 목포는 인근 장재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하러 다닌 곳이라 해서 나무벌이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사지포는 4개의 습지 중 모래가 가장 많다고 해서 모래벌로 불리고, 쪽지벌은 4개의 습지 중 가장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31㏊의 광활한 늪지는 수많은 동식물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가시연꽃을 비롯해 생이가래'부들'줄'갈대'골풀 등 480여 종의 식물과 논병아리'쇠백로'중대백로'왜가리'큰고니'청둥오리 등 62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연못하루살이'왕잠자리'장구애비'소금쟁이 등 55종의 수서곤충류와 두더지'족제비'너구리 등 12종의 포유류도 살고 있어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린다.
탐방코스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세진주차장~대대제방~전망대를 잇는 1코스(왕복 1시간), 세진주차장~대대제방~배수장 뒤편~토평천~사지포제방으로 이어지는 2코스(왕복 3시간), 지방도 1080호선~장재마을~소목마을~주매제방~지방도 1080호선으로 연결되는 3코스(왕복 2시간), 지방도 1080호선~우만마을~가마골마을~목포제방~쪽지벌을 잇는 4코스(왕복 2시간)가 있다.
우포늪의 생태를 한눈에 파악하려면 세진주차장에 마련된 '우포늪 생태관'(월요일 휴관)에 들르면 된다.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과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체험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입장료 어른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여기서는 탐방 자전거도 임대할 수 있다. 1인용의 경우 2시간 기준 성인 3천원, 어린이 2천원, 2인용의 경우 4천원이다. 세진주차장으로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창녕IC로 간 뒤 회룡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055)530-1551.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힐 만큼 천혜의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한국 생태관광의 1번지답게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순천만이 자랑하는 갈대밭을 돌아보려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내에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걷거나 갈대열차 또는 생태체험선을 타면 된다. 구불구불 이어진 탐방로를 따라 갈대밭을 다 돌아보려면 3시간쯤 걸린다. 순천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용산전망대에 오르려면 탐방로를 따라 40여 분 걸어야 한다. 유모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황톳길과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져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갈대열차는 쉼터~둑길~맑은물 관리센터~낭트정원~복합문화관~쉼터로 이어지는 4.8㎞ 코스를 40분간 달린다. 생태해설사가 함께 탑승하기 때문에 순천만 생태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탑승료는 1천원이다.
생태체험선은 대대포구 선착장에서 순천만 S자 갯골을 왕복 운항한다. 탑승료는 어른 1인당 4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1천500원이다. 갈대열차와 생태체험선의 경우 매주 월요일 운행을 하지 않으며 평일에도 이용객이 많아 일찍 매표가 마감되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표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생태체험선은 바닷물이 빠지면 운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운항 시간을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내에는 순천만자연생태관과 특산물 판매점도 자리 잡고 있다. 갈대밭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만날 수 있다. 순천만자연생태관은 순천만에 서식하는 조류와 갯벌의 생태 등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자연생태관과 연결되어 있는 천문대에서는 낮에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해 청둥오리 등 다양한 조류를 살펴볼 수 있고, 밤에는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철새탐조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달 27일까지 토'일요일에 진행되는 철새탐조투어 프로그램은 천문대 철새 관찰'갈대밭 트레킹'생태체험선'순천만자연생태관 생태교실 만들기 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체험비는 6천원.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무료 입장이 가능했지만 습지와 철새의 서식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유료화됐다. 입장료는 어른 2천원, 청소년 1천500원, 어린이 1천원. 자연생태공원 입장이 유료화되면서 자연생태관 관람은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됐다.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순천~전라선 22번 국도~남교오거리~순천만. 061)749-4007.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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