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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석빙고 누렁이 "올해도 얼음달구지 끕니다" 음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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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광풍 이겨내고 장빙제 9년째 '터줏대감'

지난해 석빙고 장빙제에서 얼음 달구지를 끌던
지난해 석빙고 장빙제에서 얼음 달구지를 끌던 '석빙고 누렁이' 모습.
구제역 광풍을 견뎌낸
구제역 광풍을 견뎌낸 '석빙고 누렁이'에게 짚신으로 엮은 신발을 채워보기 위해 찾은 소머리꾼 안동간고등어 이동삼 명인과 누렁이의 주인 김종태 할아버지.

"구제역 광풍을 이겨낸 누렁이가 올해도 얼음 달구지를 끌게 됐습니다. 누렁이가 축산명가 재건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지난 2002년부터 안동 석빙고(石氷庫) 장빙제(藏氷祭) 행사 때마다 얼음을 실은 달구지를 끌면서 '석빙고 누렁이'라는 별명을 얻은 소가 화제다. 구제역 광풍을 이겨낸 누렁이가 안동 축산업의 재건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때문이다.

11일 재현될 석빙고 장빙제 행사를 앞두고 운빙 소머리꾼으로 나서는 안동간고등어 이동삼(71) 명인은 7일 누렁이 발에 채울 신발을 짚으로 엮어 안동시 북후면 신전리 학가산 자락 북적골 마을에 살고 있는 누렁이를 찾았다.

학가산 중턱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김종태(77) 할아버지가 키우는 5마리의 소를 비롯해 10여 마리가 구제역 여파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김 할아버지의 누렁이는 12살이다. 지난달 17일 암송아지를 출산하는 등 벌써 6번째 송아지를 낳아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게다가 이 누렁이는 3천300㎡(1천여 평)의 밭농사도 돕는 일꾼이다. 봄이면 밭갈이에 나서고 가을철이면 수확한 농산물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끈다.

김 할아버지는 "우리집에는 3마리의 어미소와 2마리의 송아지가 있다. 구제역이 인근 마을의 소까지 모두 앗아갔지만 이놈들은 거뜬하다"며 "아침저녁으로 짚과 콩, 댕가리(등겨) 등으로 끓인 '쇠죽'을 먹이는 게 구제역을 이겨낸 비결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는 석빙고 장빙제를 앞두고 걱정이다. 구제역이 숙지지 않은데다 가축 이동제한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마음이 놓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는 "이놈이 얼음 달구지에 희망을 실어 전국에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은 운빙 행사에 앞서 구제역의 모진 풍파 속에서도 의연하게 얼음 달구지를 끌게 된 누렁이를 위해 특별히 쑨 쇠죽을 먹이며 제1회 안동석빙고장빙제 행사 때부터 줄곧 얼음 달구지를 끌어준 데 대한 공을 칭찬한다. 고영학 단장은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안동 석빙고 장빙제가 지역주민 모두가 즐기고 애향심을 키워나갈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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