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일요시네마 '헨리 5세' 13일 오후 2시 40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영화화한 '헨리 5세'는 연극의 형식을 빌려 영국 왕으로 멋진 업적을 남긴 헨리 5세를 주제로 한 역사 영화이다. 영화는 헨리 5세가 왕이 된 직후부터 애진코트 전투에서 승리한 후 프랑스의 왕 샤를 6세의 딸 캐서린을 왕비로 맞아들이며 양국 간에 휴전이 이루어지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헨리 5세는 국민에 대한 책임과 사랑, 신뢰를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어린 시절 방탕한 생활로 왕실의 우려 속에 성장한 헨리 5세는 왕위를 이어받고 의젓한 왕이 되어 모두의 존경을 받는다. 나라를 통치하는 일에만 몰두하던 그는 프랑스에 대한 지배권이 없음에 분노하여 프랑스 원정을 계획하고 신임하는 제후들과 원정길에 나선다. 왕으로서 과거에 절친하게 지내던 평민들을 처벌해야 하는 상황에서 헨리 5세는 단호히 결단력을 발휘하면서 군사들을 다스리지만, 내면적으로는 인간으로서의 고뇌에 휩싸인다.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기 전, 헨리 5세는 영국군 전원을 모아놓고 연설을 한다. 앞으로 후세가 이날을 기억할 것이며 전투에서 싸운 군인들은 평생 명예를 누릴 것이라는 말로 지쳐 있던 모든 군사들의 의욕을 고취시킨다. 수적으로 엄청나게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필사의 힘으로 싸운 영국군은 소수의 전사자만을 내고 애진코트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

영화 제작 당시 32세였던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 각색, 주연의 1인 3역을 해냈다.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놀라울 만큼 힘있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1989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5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됨으로써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희곡 자체의 특징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본래 셰익스피어 극이 가진 특징적 요소도 그대로 담고 있다. 헨리 5세가 왕으로서,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모습이 멋진 대사에 녹아 있어 영화에 관객을 집중하게 한다. 헨리 5세가 군대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연설하는 모습, 애진코트 전투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언 홈, 주디 덴치 등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젊은 시절의 엠마 톰슨과 소년 시절의 크리스천 베일의 모습도 잠깐 볼 수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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