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아트센터가 개관한 지 2년 4개월. 그동안 공연 횟수는 300여 회가 넘고 방문한 관람객 수가 35만여 명에 이른다. 2년여의 짧은 기간에 대구 대표 공연장으로 탄탄하게 자리 잡았다. 계명아트센터 관계자들은 이제 대형 뮤지컬 및 공연 기획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공연장이 됐다고 자평한다. 그 이유는 설계부터 최고의 공연장을 지향한데다 개관 이후 공연장 브랜드를 꾸준히 관리했기 때문이다. 김완준 계명아트센터 관장은 "대형 공연장은 이름에 걸맞은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수많은 대학 부설 공연장들이 개관 이후 이렇다 할 공연을 선보이지 못한 채 공연장을 놀리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마다 의욕적으로 짓지만 운영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상업시설로만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연 재정 자립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계명아트센터는 공연장의 이미지를 지켜나가기 위해 공연을 까다롭게 고른다. 공연장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공연은 과감하게 거부한다. 상업성을 위한 대중 공연이나 콘서트, 특정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은 가능한 한 지양한다.
◆사회환원 프로그램
계명아트센터는 2009년부터 '희망 나눔 시리즈' 공연을 꾸준하게 추진해왔다. 경제가 어려울 때 성서공단 근로자 등을 초청해 음악을 통해 용기를 주는 등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김 관장은 미국 뉴욕의 사례를 들었다. 9·11 테러 이후 절망에 빠져 있는 뉴욕 시민들은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 훌륭한 공연을 통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 계명아트센터는 앞으로 조손가족, 다문화가정, 자원봉사자, 보훈가족 등 다양한 계층을 무료로 초청해 공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3월 18일 공연이 예정돼 있다. 계명아트센터 희망 나눔 시리즈 공연은 다른 공연장에도 파급됐을 만큼 지역 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 소비도시에서 공연 제작 도시로
올해 9월, 계명아트센터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 제작에 들어간다. 지역에서 직접 오디션을 보고 제작해 공연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이를 판매하는 공연 제작에 뛰어드는 것이다.
공연의 하드웨어는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그 내용물은 전문 기획사의 공연을 그대로 구입해와 할 뿐이다. 그래서 공연 소비도시라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계명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3년을 정체성을 확보하는 시기로 설정하고, 올해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형 이벤트 및 공연을 제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관장은 "대구가 창작의 기지가 되는 기본 토대를 만드는 데에 '미스 사이공'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장 개념의 확대
대구 대표 테너로 전국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공연한 경험이 있는 김 관장은 "공연장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공연은 시작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공연장이라도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기분이 나쁘면 감동을 받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전문 하우스 매니저를 두고 공연장의 전반적인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2008년 개관 당시 하우스 매니저에 대한 매너, 매뉴얼 등 교육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전국 하우스 매니저들의 세미나를 계명아트센터가 직접 주최한다. 올해는 3월 초에 7개 도시에서 전국 하우스 매니저들이 모여 세미나를 연다.
올해 계명아트센터에는 대형 뮤지컬 및 클래식 공연이 줄을 잇는다. 26, 27일 '삼총사'를 시작으로 4월 '광화문 연가', 5월 '몬테크리스토', 6월 '지킬 앤 하이드', 7월 '모차르트' 등이 열린다. 9월 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와 시립오페라단, 계명아트센터가 함께 축하 오페라 '아이다'를 폐막 기념작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3월 25일 대구시립교향악단 제374회 정기연주회, 5월 13일과 14일에는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 콘서트, 6월 말 슈투트가르트 체임버오케스트라 내한공연, 첼리스트 송영훈의 공연이 연이어 열린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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