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화한 소비자들 알뜰쇼핑 넘어 '짠물 소비'로…

신선식품은 폐점시간에…공산품은 반품매장서

1. 이달 11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점 11층 식당가. 대구시 남구 봉덕동에 살고 있는 직장인 정지현(27·여) 씨는 친구들과 함께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 정 씨는 백화점 폐점시간에 맞춰 여유 있게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즐긴다. 정 씨는 "신선코너 제품들은 폐점시간(오후 8시) 즈음 할인행사를 하기 때문"이라며 "마감시간에 맞춰 식품관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 같은 날 오후 2시 대구시 서구 평리동의 전자제품 판매장. 지난 9년간 사용한 세탁기를 교체하기로 마음먹은 주부 이성희(41) 씨는 매장 판매원의 안내를 사양한 채 매장 곳곳을 둘러보며 제품의 가격을 꼼꼼히 적고 있다. 이 씨는 "맘에 드는 제품의 디자인 등을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실제 구입은 반품 매장을 통해 할 생각"이라며 "정상가격보다 30~40% 저렴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깐깐한 소비자들의 '짠물'소비 행태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경우 백화점 식품관 및 대형마트 식품 코너의 반짝 할인 기회를 적극 활용한다. 야채, 과일, 생선, 정육, 유가공품 등 신선식품의 경우 폐점 직전 재고 정리를 위한 세일 행사를 활용하면 최고 70%가량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대구백화점 식품관 측은 "폐점 직전 할인 행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리필제품을 활용하거나 장 본 식료품을 즉시 손질해 보관하는 방법도 알뜰살림의 지혜가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가전제품 등 공산품은 반품 매장을 통한 구매가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과 텔레비전 홈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운송과정에서의 일부 파손과 디자인에 대한 불만 등으로 반품되는 제품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품 제품처리를 위한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 포털사이트에서 '반품매장'으로 검색하면 인터넷과 텔레비전 쇼핑몰이 운영하는 다양한 홈페이지들이 검색된다.

A반품매장 관계자는 "배달 중 파손되거나 기능에 결정적인 하자 없는 제품이라면 반품된 물건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며 "최근엔 소비자들이 단순변심에 의한 반품임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반품사유를 붙이는 사례가 적지 않아 품질에 문제가 없는 반품을 찾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주문된 제품은 반품 이유가 반드시 있기 때문에 제품의 상태를 확실하게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가격비교를 통한 알뜰구매와 각종 경품과 사은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에선 한국소비자원(T-Price, http://price.tgate.or.kr)과 포털사이트 그리고 각종 사설업체들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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