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집 썩은 달걀 간식' 제보 후폭풍

네티즌 글 올려 학부모 충격…대구시·구·군 진위파악 나서

대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썩은 달걀을 원생들에게 간식으로 줬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 시끌벅적하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휩싸였고, 대구시와 각 구청은 진위 파악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썩은 달걀을 주는 어린이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계란 25개 중 썩은 달걀 6, 7개가 나왔고 그 중 괜찮아 보이는 것만 골라 아이들에게 줬다는 것.

제보를 접한 네티즌들과 학부모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들을 둔 서정민(35·여) 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다급한 마음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확인 전화까지 했다"고 불안해했다.

소식을 들은 유아보육시설 종사자들은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주장과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민간 어린이집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 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박모(26·여) 씨는 "요즘 아이들은 음식에서 조금만 이상한 냄새가 나도 먹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보이면 즉시 부모들이 CCTV 공개를 요구하기 때문에 거의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많다. 달성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민간 어린이집 상당수는 급식업체와 조리사가 분리돼 있지 않고 위생 관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부분이 보육교사 임금과 원생 급식비인데 대개 식재료를 싸게 구입해 돈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대구시와 각 구·군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시는 사건의 진위파악을 위해 글을 올린 네티즌을 찾아줄 것을 경찰에 의뢰했다. 이번 파문의 어린이집이 있는 곳으로 소문난 수성구청은 22일 오전부터 공무원과 소비자감시원 등으로 10개조를 편성해 원생이 100명 이상인 대형 어린이집 44곳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나섰다.

한편 대구시내 어린이집은 국·공립 및 민간 시설 등 1천544곳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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