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시 중구 교동 '중구패션주얼리특구' 거리. 3m 높이의 특구 상징물이 눈앞에 들어왔다.
상징물 끝에서 밝게 빛나는 다이아몬드에서 주얼리 특구의 독특함이 묻어났다. 특구 내 가게들은 단정하게 통일된 간판으로 손님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꽃샘추위에 문 닫을 시간도 임박했지만 가게 안은 보석을 고르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조영혜(38·여) 씨는 "어릴 적 '금은방'은 시장 구석에 있는 폐쇄적이고 음침한 가게들이었는데 이곳은 세련되고 깔끔해서 '아이(eye) 쇼핑'만 하러 와도 즐겁다"며 "더구나 주차시설도 갖춰져 있고 거리도 깨끗해 시내에 올 때마다 항상 들르곤 한다"며 웃었다.
대구 중구 패션주얼리특구가 '대구패션주얼리 전문타운'의 준공으로 복합 귀금속의 중심지로 우뚝 설 준비를 모두 마쳤다. 전주 지중화와 도로 노면공사 등 현대화사업의 마무리에 이어 전문타운이 들어서면서 그동안 금값 급등으로 소비가 줄었던 특구에 활성화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패션주얼리특구 현대화 사업은 2007년 1월 귀금속거리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사업은 전주 지중화. 한전의 6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주도로와 간선도로의 흉물스럽던 전주 14곳이 모두 사라졌고 330m 길이의 골목에 깔려 있던 아스팔트는 탄생석과 유리블록으로 꾸며진 점토블록으로 단장됐다.
도명지(48'여) 씨는 "보석 가게들이 동성로에 인접해 한데 모여 있어 쇼핑하기 편리하고 가게마다 주인과 직원이 풍부한 보석지식을 갖추고 있어 믿음이 간다"며 "전문타운에 귀금속 박물관 등 다른 볼거리도 들어선다고 하니 특구를 들르는 이들이 전문타운으로, 전문타운 방문객은 특구로 오가며 귀금속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교동 공용 주차장이 특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향상됐다며 반기고 있다. 최승찬(34) 씨는 "매번 올 때마다 주차장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난해부터 주차장이 들어서서 쇼핑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지난해 총사업비 75억원을 들여 부지면적 2천577㎡에 208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교동 공영주차장을 건립했다. 주차료가 저렴한 편. 최초 30분 500원, 30분 초과시 10분마다 250원 추가에 1일 5000원으로 24시간 주차가 가능하다.
시민뿐 아니라 상인들 역시 주얼리타운 개관과 함께 특구 활성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금값이 지난달 다시 치솟으면서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는 상인들도 주얼리타운이 좋은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도선호 대구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장은 "국제시세 상승에 따른 금값 인상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주얼리타운 입주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24K 순금 3.75g(한 돈)의 소매가격이 전주 대비 3.2% 오른 19만2천300원을 기록했다.
이상도(48) 씨는 "금값은 언젠가 하락하게 되기 때문에 참고 기다리면 된다"며 "그동안 주얼리타운과 특구를 충분히 활용해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범진(38) 씨는 "주얼리타운이 들어서는 위치가 현재 주얼리특구 거리와 다소 떨어져 있어 그 연계성이 의문시되지만 이를 극복하는 시청'구청 지원이 따라준다면 기대해볼 만하다"며 "초반에 활성화 붐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중구를 주얼리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특구 분위기를 전문타운 개관과 함께 활성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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