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30)가 코칭스태프의 속을 태우고 있다.
올 시즌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언한 삼성 타선의 핵심인 그가 아직 '거포 본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좌완 투수진에 막혀 4연패 고배를 마셨던 삼성은 일찌감치 두 장의 외국인 선수 카드 중 한 장을 시원한 장거리포를 터뜨려줄 오른쪽 거포 영입에 두고 적임자를 물색했다. 우승을 놓친 가장 큰 이유를 타선 때문이라 판단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이후 스카우트팀을 꾸려 미국으로 급파했고 메이저리그 출신 가코를 영입했다. 2005년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6년 동안 통산타율 0.275. 55홈런. 250타점을 기록한 가코의 면모는 왼쪽에 치우친 삼성의 중심타선의 불균형 해소와 함께 투수력에 비해 약점을 드러낸 타선에 힘을 실어줄 적임자로 판단했다. 2008년 제이콥 크루즈 이후 3년 만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삼성으로선 올 시즌 가코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가코 역시 한국 야구 적응과 팀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지난 1월 14일 삼성의 전훈 캠프에 일찌감치 합류, 몸만들기를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의 스프링캠프가 2월 중순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가량 빠른 예열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코가 보여준 기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일본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투런 포(비거리 120m)를 가동한 게 전부다.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서 치른 11번의 연습경기에서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이란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7, 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서도 6타수 1안타로 매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가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구의 방향이 대부분 우측으로 치우쳐 배트 스피드가 늦다는 지적이 그 한가지다. 외야로 공을 보내지 못해 장타력도 의심받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까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연습경기나 시범경기 성적보다는 시즌 때 제 몫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섣부른 속단을 경계했다.
가코 또한 "연습 경기는 개막전을 준비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정규 시즌 개막전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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