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에서 경기도 성남 분당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정희수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예비후보 면접을 위해 21일 오후에 열리는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전직 당 대표에 대한 예우였다. 2009년 박희태 국회의장과 지난해 이재오 특임장관이 재보선에서 면접을 받지 않은 전례가 있다.
그러나 강 전 대표는 "특별 대접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원내에 들어가더라도 초선 같은 마음으로 뛰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 측의 이 같은 입장은 9부능선을 넘었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이달 12일, 13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후보 적합도에서 강 전 대표는 33.8%를 기록, 정 전 총리(27.5%)와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10.2%)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후보 간 가상대결에서도 정 전 총리는 48.5%를 얻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36.5%)를 10%포인트 정도 차로 이긴 데 비해 강 전 대표는 55.1%로 손 대표(32.8%)를 압도했다.
또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강 전 대표는 다른 후보들을 30%p 이상 앞선 것으로 알려져 강 전 대표의 공천 가능성에 무게가 점점 실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아직도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후보를 제쳐둔 채 공천 신청도 안 한 후보를 내세우는 데 대한 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 전 대표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여권 내부의 지형 변화를 우려하는 일부에서 개인적인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계속 장난을 치고 있다"며 "정 전 총리 투입에 대한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4'27 보선에 대해"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불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정 전 총리는 "분당 출마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논의된 것이고 출마 타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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