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 미술] 벤 존슨의 '카날레토와 그의 라이벌들'특별전

* 벤 존슨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제작 중인 풍경화의 세부 모습. 내셔널 갤러리 옥상에서 본 경치를 갤러리 한쪽에 마련된 작업 공간에서 그리고 있었다. 전시가 끝난 지난 1월까지 완성을 다 보진 못했다.
* 벤 존슨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제작 중인 풍경화의 세부 모습. 내셔널 갤러리 옥상에서 본 경치를 갤러리 한쪽에 마련된 작업 공간에서 그리고 있었다. 전시가 끝난 지난 1월까지 완성을 다 보진 못했다.

유럽 고전 회화 컬렉션으로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서 지난 겨울 '카날레토와 그의 라이벌들'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있었다. 18세기 베네치아 화가인 그는 정밀하고 세세한 묘사로 그 당시 베네치아나 드레스덴 등지의 유럽 도시들의, 특히 건축물들을 배경으로 한, 풍경화들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갤러리 측은 전시회와 연관해 두 명의 현대 화가전을 동시에 유치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벤 존슨이라는 작가였다. 전시실에 들어섰을 때는 마침 화가가 관객들에게 직접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작품을 본 순간 모든 관객들의 표정은 전부 말문을 닫으며 아연해하는 것 같았다. 어떤 작품의 경우는 완성하는데 3년이나 걸렸다는 것과 그것도 5명의 풀타임 조수를 고용해서 상상하기 힘든 끈질긴 작업들을 했다는 것이다.

더욱 경이로운 것은 각 그림들이 주는 독특한 인상이다. '현대의 원근법'이란 전시회 타이틀로 제출된 그림들은 수많은 건물들로 들어찬 광활한 대도시의 시가지 모습을 멀리서 조망한 것. 디테일의 정치함은 물론이고 정확한 외관의 핍진성은 엄밀하기가 예사 조감도와는 비할 바가 아니었다. 누구라도 그 앞에 서면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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