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나는 것을 꿈꾸어왔다. 인류가 기계 엔진의 힘으로 중력을 극복하기 전까지 오로지 종교와 신앙을 통해서만 영혼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누비며 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양의 천사, 동양의 선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인간 세상은 아스라이 멀어져갔다.
시대마다 비행과 관련된 시도들이 많았다. 저자는 동서고금 예술을 관통하며 '비행'에 관한 기록을 꿰뚫는다. 중요한 것은 수많은 예술품 속의 '날고자 하는 의지'다. 중국 도교 경전에 자주 나오는 선인인 우인(羽人)은 날개를 달고 있다. 도를 닦는 사람은 신선이 되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의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진정한 비행이란 새처럼 날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비행은 영혼의 일이다'고 말했다.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태어난 사진작가 자크 앙리 라르티그는 사람이 공중에 떠 있는 독특한 사진을 평생 찍었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중국 현대미술가들의 비행에 관한 추억과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비행은 오묘한 것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 우리의 육신을 두는 것이며 더욱이 우리의 인성을 시험하는 것이다'고 표현했다.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비행'은 미학적, 시적, 형이상학적인 것이다. 저자는 마음 속 날개를 고이 간직해 두어야만 창공을 마음껏 날며 영원히 타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한다. 224쪽, 1만3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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