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안이 잃어버린 반쪽 뇌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절반을 잘라낸 베트남 이주노동자 토안(27)의 뇌 복원 수술에 필요한 후원금 마련을 위해 조계종 스님 2명이 108㎞ 울트라마라톤에 나선다.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는 스님은 구미 옥성면의 대한불교 조계종 대둔사 주지 진오 스님과 대구 수성구 파동의 조계종 상락선원 주지 혜문 스님.
진오 스님은 2003년 8월 국제아이언대회에서 수영·자전거·마라톤 등 3종 경기를 12시간27분47초에 주파, 국제철인 인증서를 보유하는 등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이 많다. 혜문 스님 역시 풀코스 완주가 10번 이상 되는 마라톤 고수다.
하지만 이들 스님들은 100㎞가 넘는 울트라마라톤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약간의 긴장 속에 최근 연습에 여념이 없다. 이들 스님들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게 된 것은 이주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널리 알려서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자는 뜻에서 비롯됐다.
칠곡군의 한 중소기업에서 산업근로자로 일하던 토안이 교통사고를 당한 건 지난해 7월. 물품 구입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차량과 충돌, 머리를 크게 다친 것.
두개골을 절제하는 수술을 세 번이나 했으나 잘라낸 왼쪽 뇌를 복원하지 못해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토안의 머리는 반쪽이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게다가 노동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표현력도 떨어지고 글조차 읽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재수술을 위해선 엄청난 수술비가 필요하지만 현재 토안의 통장 잔고는 5만4천원이 고작이다.
갈곳조차 없던 토안은 현재 진오 스님이 운영하는 이주노동자 보호시설인 구미 지산동의 마하붓다쉼터에서 간병을 위해 입국한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토안의 베트남 집에 화재까지 발생했다.
두 스님이 출전하는 '불교 108㎞ 울트라마라톤'은 4월 24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리며, 두 스님은 1㎞마다 100원씩 1인당 1만800원의 후원금을 낼 후원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4월 말까지 모금할 계획이다. 문의 054)458-0755.
진오'혜문 스님은 "뇌 반쪽 토안에게 잃어버린 날개를 달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해 모금활동을 펴게 됐는데, 이미 수십 명의 후원자들을 확보했다"며 "토안을 비롯한 억울한 피해를 입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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