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찬성 광고 배후에 청와대가 있는 것으로 윤희구 바른민주개혁시민회의 의장이 폭로한데 이어, 청와대가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공개로 불러 오찬자리에서 위로와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최근 청와대로 불려가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비공개를 조건으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듣고 협조와 위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남인들은 "두 자치단체장에게 이해를 구해서 될 일이냐", "국민과의 약속, 대선 공약은 헌신짝 처럼 버려도 좋으냐"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고 김범일 대구시장의 백지화 이후 리액션이 그렇게 미지근했냐" "이명박 대통령 뿐 아니라 김범일 대구시장도 못믿겠다"는 여론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윤희구 바른민주개혁시민회의 의장이 6일 오전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서울 한 언론에 실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찬성 광고를 게재한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배후에 청와대 인사가 있다"고 폭로한데 대해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터에 다시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비공개 오찬 소식이 더해졌다.
이번 대구 경북 두 광역자치단체장의 비공개 오찬은 "지방을 살리고, 지역분권운동을 강화하고, 동남권의 미래 살길을 확보하는데 핵심적인 도움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그런 오찬의 성과가 무엇이냐"고 되묻고 있다.
6일 뒤늦게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과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비공개 오찬이 백지화 결정 이후 두 광역자치단체장의 입장 표명을 순치시켰거나 완화되도록 하는 역작용만 한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고 있다. 김범일 대구 시장은 동남권 신공항 민자유치 재추진이라는 현실성 없는 입장 표명을 하기도 했다.
실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 발표이후 엄용수 밀양시장은 사퇴를 발표(이후 번복)했고,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3년씩이나 끌고오다가 백지화 결정을 내린 것은 더 나쁘다"고 발표했는가하면, 허남식 부산시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으나 동남권 신공항을 가장 열렬하게 바랐던 지역민들의 염원에 크게 와닿지 않는 '민자 유치 재추진' 설이 김범일 대구시장으로부터 나오자 대구시민들의 반응은 뜨악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대구.경북 지역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이 대통령을 비공개 면담을 한 배경에 뭐냐, 무슨 소득이 있었느냐"는게 지역민들이 지닌 의구심의 핵심이다.
과연 이자리에서 지역민들의 열렬한 염원을 전달했느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느냐는 의문도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찬 면담은 청와대가 3일 비공개 조건으로 두 광역단체장을 초청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찬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익과 미래 세대를 위해 경제성이 부족한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보다 경제성이 훨 떨어지는 호남고속철도는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었고, KTX도 첫 용역보고서에서 경제성인 아주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전국을 반나절 경제권으로 실현시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앞으로 더욱 촘촘하게 지방정책을 챙기겠다"며 대구.경북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민들은 냉담하다. 대선 공약도 백지화 시켜서, 야권으로부터 '백지왕'이란 닉네임을 얻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지난 1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던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부산.경남 광역단체장, 영남권 의원들과도 면담 일정을 잡아 정부 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역민들은 면담자리에서 지역민의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열망을 똑똑히 전하지 못하면 총선, 지선에서 엄정하게 평가하겠다고 못박고 있다.
한편 윤희구 의장이 활동하고 있는 바른민주개혁시민회의는 용산사태, 세종시와 미디어법 파동 등이 벌어졌을 때 신문 광고와 성명서 등을 통해 현 정부를 강하게 옹호해 왔던 단체로 그 여파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윤희구 의장은 지난달 30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뒤 이달 1일 서울의 한 신문에 전국환경단체협의회 이름으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타당한 결정이었습니다'는 제목의 광고가 실렸고, 이 광고가 실리게 된 배경에 저간의 사정이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뉴미디어국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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