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사능' 공포… 방사능 비+방사능 황사까지

9일까지 한반도 공습

7일 내린 '방사능 비'에 이어 8일 전국에 황사가 예보되면서 방사성 물질이 섞인 황사인 이른바 '황사능' 공포가 덮치고 있다.

기상청은 7일 새벽부터 내린 비는 8일 오전에 그쳤지만 5, 6일 중국 고비사막과 내몽골에서 발원한 황사가 8일 오후부터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예보했다.

전문가들은 7, 8일 봄비에 미미한 수준이지만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황사에도 방사능이 검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편서풍이 실어나르는 방사성 물질이 미량이지만 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는 가운데 황사 바람이 몰려오면 한반도에 방사성 물질의 유입이 증가할 수 없다는 것.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방사능 비'가 내린 7일 전국 12개 측정소에서 공기 중 방사성 물질 함유 여부를 측정한 결과, 전 지역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고 대구에서도 방사성 '요오드 131' '세슘 137' '세슘 134' 등이 모두 검출됐다.

대구기상대는 8일 "5, 6일 고비사막과 내몽골에서 시작된 황사는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 후면을 따라 남동진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에도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9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번 황사에 방사성 물질까지 섞여 나타날 수 있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기상대 예보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은 방사성 물질을 머금은 황사 소식때문에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불안해 하고 있다. 비는 우산이나 비옷 등으로 몸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지만 황사는 호흡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기 때문에 피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시민 류수원(62) 씨는 "비는 실내에 있으면 피할 수 있지만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없지 않느냐. 비보다 황사가 더 겁이 난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출근길 도심에서는 마스크를 한 직장인과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부 김혜옥(35) 씨는 "7일 비 소식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들이 걱정돼 비옷을 급하게 구입했는데, 오늘은 마스크까지 착용해 보냈다"고 했다. 직장인 김숙원(39) 씨는 "'방사능 비'에 이어 '방사능 황사'까지 온다니 걱정이다. 날씨 때문에 이렇게 긴장해보긴 처음이다. 아내가 마스크를 챙겨줘 답답하지만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기상대는 8일 오전 현재 대구 19㎜, 안동 10㎜, 청도 34㎜, 포항 16㎜의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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