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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작가, 신경숙의 세계시장 돌파력 무섭다

바이올렛의 작가 신경숙의 세계시장 돌파력이 무섭다

세계민에게 가장 가까운 말이자 영원한 주제인 '엄마'를 주제로 한 신경숙의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가 전세계의 대중적인 관심을 끌며서 놀라운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 라면 당신은 어떤 심경, 어떤 행동을 취할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가 미국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국내 작품이 세계무대의 문을 두드려왔으나 신경숙의 신작 소설 '엄마를 부탁해'만큼 대중적 관심을 받은 작품은 아지 없다. 그저 해외 시장에 우리 작품을 알리고, 문을 두드리는데 의미를 두던 종전의 상황과는 확실히 다르다.

지난 5일 영문판이 공식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내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성공적 런칭 상황을 보이고 있다.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서도 베스트셀러 = 미국의 유명 문학출판사 크노프는 1년여에 걸쳐 공들여 준비한 끝에 지난 5일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을 출간했다. 출판사는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싣고 북미와 유럽 북투어를 하는 등 '주력 상품'으로 극진히 대접하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의 내용은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를 다루고 있다.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원래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 비평'에 연재되어 호응을 받았던 작품. 신경숙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창비 연재 후 4장으로 구성된 원고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100여 장에 달하는 에필로그를 덧붙여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소설의 이야기는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 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하며 기억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였던 엄마는 실종됨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각 장은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딸, 아들, 남편으로 관점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엄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의 내면에 자리잡은 엄마의 모습은 '어머니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엄마에 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에피소드들은 우리 모두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은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늘 배경으로 묻혔던 엄마의 삶을,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의 삶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모성은 어느 나라나 다 통하나 보다.

뉴욕타임스도 '엄마를 부탁해'를 두 차례나 소개했다. 현지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힘입어 서점가에서도 즉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출간 하루 만에 미국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권에 진입했다.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로, 8일(한국시간) 오후 현재 30위, 본격문학 부문에서는 9위에 랭크됐다.

반스앤노블에서는 전체 12위, 소설 부문 5위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의 베스트셀러가 미국에서도 흥행할 것"이라는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예언'이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지난 5일 열린 영문판 출판기념회에서 신경숙 작가는 "이 책의 영문판은 나 개인에게도, 한국 문학으로서도 미국에 내리는 첫눈일 것"이라며 "이 첫눈 위로 또 다른 아름다운 눈들이 풍성하게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한국문학에 서설..이제 시작"

이미 일본에서는 노벨평화상 작가가 몇명이나 나왔다. 차이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아직 우리 문학이 해외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번역되지 않은 문학은 국내용이다. 세계에서 통할 리가 없다.

국내에서 170만부가 팔린 이 소설은 미국 독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서울을 무대로 한다. 그만큼 미국 독자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질 수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다.

엄마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뛰어난 문학적 완성도로 형상화함으로써 이런 장애를 극복했다고 연합뉴스는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는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국내도서와 번역서가 종합과 외국도서 부문 1위에 동시에 올랐다"며 "일일 판매 1천권을 뛰어넘어 2009년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기록하던 당시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뉴미디어국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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