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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휘의 교열 斷想] 할 말을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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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장사를 하는 큰아들과 짚신 장사를 하는 작은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이 어머니는 날씨가 맑거나 궂거나 늘 걱정 속에 살았다. 날씨가 맑으면 우산을 못 팔게 될 큰아들 생각에, 날씨가 궂으면 짚신을 팔기 어려울 작은아들 때문이다. 그런데 마음을 바꾸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될 수 있다. 날씨가 맑으면 작은아들 때문에 즐겁고, 비가 오면 큰아들 때문에 즐겁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 간혹 생긴다. 이것저것 따지며 문제점만 바라보면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맑은 날은 짚신을 팔고, 비가 오면 우산을 팔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열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란 어렵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할 말을 잃어버릴 정도로 어이없는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이때 마냥 긍정적인 생각만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할 말을 잃다'와 '할 말을 잊다'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이를 구분하기 전에 '잃다'와 '잊다'에 대해 알아보자.

'잊다'는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을 한순간 미처 생각하여 내지 못하다란 뜻이다. "본 지 오래된 영화라서 그 제목을 잊었다." "첫사랑의 상처를 잊다." "그들은 옛날 일을 꼬치꼬치 들추어내어 육손이가 옛날을 잊고 오만불손해진 사실을 떠올리며 분개했다."로 쓰인다. '잃다'는 가졌던 물건이 자신도 모르게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아니하게 되다, 기회나 때가 사라지다의 뜻이다. "복잡한 시장 거리에서 지갑을 잃었다."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할 기회를 잃었다." 로 활용한다. '잊다'는 자기가 알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할 때, '잃다'는 자기의 물건 같은 것이 없어졌을 때 쓴다.

'할 말을 잃다'와 '할 말을 잊다'를 구분해 보자.

'할 말을 잃다'는 황당해서 할 말이 없다는 뜻으로 "그가 고백한 내용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은 뜻밖의 대면에 할 말을 잃었다."로 활용한다. '할 말을 잊다'는 놀랍거나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여 기가 막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까먹었다라는 뜻으로 "그들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잠시 할 말을 잊었다."로 쓰인다. 차마 입을 열지 못할 때는 '할 말을 잃다', 진짜 할 말이 기억나지 않을 때는 '할 말을 잊다'로 생각하면 되겠다.

3월 30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위원회의 백지화 발표에 이어 4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 회견으로 인해 2천만 남부권 주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좌절할 수만은 없다. 이 같은 일을 잊지 않고 지역민의 역량을 총집결해 다시 일어서야 한다. 대한민국 제2 관문 공항이 될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높이는 데 더욱 매진한다면 희망은 살아 있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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