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아랍 최초이 여성 의원 라우야 아테야

독재자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구속, 일그러진 민주주의의 복원에 힘쓰고 있는 이집트는 1950년대만 해도 민주주의의 기틀을 갖추기 위해 애썼던 국가였다. 당시 나세르 대통령이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한 새 헌법을 내놓았고 이에 의해 이집트는 물론 아랍권 최초의 여성 의원이 된 라우야 아테야의 존재가 그 같은 역사를 나타낸다.

1926년 오늘 정치가 집안에서 태어난 아테야는 10대 때부터 반영 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이슬람 사회에서는 드물게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와 교사로 활동하다 영국, 프랑스 등과의 수에즈 전쟁에 참전, 간호 장교로 혁혁한 공을 세웠다. 1957년 선거에서 남성 유권자들의 반대가 70%에 이르렀지만 그는 전쟁의 공로에 힘입어 당선됐다. 그녀는 여성 근로자들의 출산 휴가 보장, 일부다처제 폐지 등 여성들의 권익 옹호에 힘썼다.

1973년 이스라엘과의 중동 전쟁에서 전사자 가족들을 돕는 활동을 벌여 '순교한 병사들의 어머니'로 불렸고 의원 직에서 물러난 지 25년 만인 1984년 선거에 당선, 정치가로 재기해 199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다. 그는 1997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김지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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