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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없는 명품아울렛… 봉무동 롯데몰 개점전부터 시끌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어, 명품 아울렛은(?).'

이달 28일 개점하는 대구 동구 봉무동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리미엄급 명품 아울렛이란 당초 사업 콘셉트와는 달리 일반 브랜드 매장으로 꾸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유통업계 반발과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롯데몰은 개발 초기 '프리미엄'급 명품 브랜드로 매장을 꾸민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명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본지가 확보한 롯데라이프스타일센터 사업계획에는 94개 브랜드 수가 입점하지만 명품다운 명품은 없다.

명품직매입 편집매장이 있지만 '코치' 등 준명품이 다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몰에 들어오는 브랜드는 90여 개로 대부분 해외 중저가나 국내 브랜드고 명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시아폴리스 관계자는 "2008년 대구시와 롯데와의 MOU체결 때도 문서에 '프리미엄아울렛이'란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명품 아울렛 매장으로 꾸미기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영업면적이 2만7천㎡(8천300평)에 이르는 롯데 아울렛은 3층 규모로 1'2층은 의류 매장, 3층은 극장과 테마파크로 구성된다.

대구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구시와 이시아폴리스는 라이프스타일센터가 이시아폴리스 패션스트리트의 핵심(앵커)시설이 될 것은 물론 프리미엄아울렛의 진출로 대구뿐 아니라 영남권 쇼핑객들을 끌어들이는 파생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란 브랜드가 가지는 파워와 함께 라이프스타일센터 주위에는 봉무IC가 인접하는 등 교통접근성이 뛰어난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명품이라면 바다 건너 다녀오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명품 열기를 고려하면 프리미엄아울렛 매장이 대구의 대표 브랜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유통업계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영남권을 아우르는 외지 쇼핑객을 유치한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시유지에 일반 아울렛과 같은 대형 매장이 들어서면 지역 내 골목상권이나 영세업자들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에 들어오는 명품 재고 물량이 한정이 있고, 롯데는 미국 명품 아울렛 기업인 첼시와 제휴를 맺고 있는 신세계와 달리 명품 물량을 확보할 능력이 없다"며 "롯데가 들어오기 전 업계에선 차라리 신세계가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했는데도 대구시는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가 롯데를 유치한 것을 두고 유통업계에선 대구시와 롯데 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뒷말 무성하다. 사업 계약 당시 공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몰로 들어가는 도로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52) 씨는 "불로삼거리 직전의 왕복 4차로가 내리막길이지만 롯데몰로 들어가는 곳에 2개 차선이 주어져 있어 전방 차량 흐름 파악이 잘 안돼 항상 사고 위험이 크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롯데라이프스타일센터는 기존의 쇼핑개념을 뛰어넘는 복합 쇼핑공간 개념에 의미가 있다"며 "명품 콘셉트 등도 아직 최종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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