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솜사탕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솜사탕 파는 아저씨의 '예쁘다'란 말에 솔깃해 기자의 것까지 두 개를 사온 그녀. 달짝지근한 솜사탕을 오랜만에 맛보게 된 것도 좋았지만 환히 웃는 그녀의 모습에 같이 미소 짓게 되는 그 순간이 달콤했다.
배우 최윤소를 만났다. 겨우내 묵은 때와 뿌연 황사로 인해 더러워진 건물의 유리창을 청소하느라 물질이 한창이던 어느 날. 그 물보라가 햇빛에 반사돼 무지개를 뿜어내던 날, 최윤소는 일곱 빛깔 중 으뜸인 빨간색 원피스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주위의 시선은 모두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윤소였다.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안다'며 기자에게 '누구냐'고 묻는 이도 여럿. "'시크릿가든'에서 현빈 동생으로 나왔던 배우예요"라고 하자 "아!"하며 무릎을 치는 이도 역시 여럿이었다.
최윤소는 자신의 이름보다 '현빈 동생'으로 스타덤에 오른 기이한 경험을 겪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닉네임이 싫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반색하며 "나를 알리게 한 캐릭터인데 당연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게다가 상위 1% 아닌가. 내가 언제 그런 삶을 살아보겠나"라고 웃어보였다.
'시크릿가든'이 그녀를 스포트라이트의 한가운데에 있게 해줬다면 KBS 1TV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는 확실히 그녀의 얼굴을 알린 작품이다. 극중 동해(지창욱 분)와 봉이(오지은 분) 사이를 훼방 놓는 유진 역을 맡아 얄밉지만 싫어할 수 없는 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유진이란 캐릭터는 강하고 당당한 인물이었는데, 작가님이 갈수록 허당인 부분을 넣어주시더라고요. 아마도 제 실제 모습을 살려주시려 한 것 같아요.(웃음) 제가 원래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털털한 편이에요. 좀 엉뚱하기도 하고요."
#2. 그녀는 '봄'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왜 봄일까. 그녀가 태어난 계절은 겨울이고, 그녀를 있게 한 드라마 '시크릿가든'도 겨울이고, 그녀를 일컫는 '차도녀' '악녀' '팜므파탈'이란 이미지 역시 봄과는 어울리지 않는 계절인데, 왜 봄이 되고 싶다고 했을까. 그녀는 그 답을 자신을 깨고 싶어서라고 했다.
"저는 여름 같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실제로는 봄이 되려고 감추고 있죠. 성격이나 대중들이 보는 연기자 최윤소를 벗고 제 본연으로 돌아갔을 때는 내숭이나 구색 맞추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다 보니 왈가닥 같은 면도 많아요. 딱 뜨거운 여름이죠.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또 연기자 생활하면서 그것을 억누르려 노력해요. 한 가지 캐릭터로만 보일 수 없잖아요. 다양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요."
이른바 '팔색조론'을 내놓은 최윤소. 그럼 그녀가 가장 해보고 싶은 연기는 어떤 것일까. 그녀는 기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같은 소속사 선배이기도 한 "(하)지원 언니가 한 연기요"라고 즉답했다. 그러면서 쉬지 않고 하지원과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해 토해냈다.
"액션 연기를 제일 해보고 싶어요. 특히 지원 언니가 한 캐릭터들 정말 꼭 맡아보고 싶어요. 다들 '하지원 아니면 안돼'라고 하잖아요. 저도 꼭 그런 말을 듣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하거든요. 그래서 제 롤모델이 지원 언니이기도 해요."
그녀는 덧붙여 '믿음'과 '책임감'이란 단어를 화두로 던졌다. 이 두 가지를 담보할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말이다. 타고난 깜냥으로만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로도 들렸다. 그래서일까. 최윤소는 자신이 입은 옷 색깔이기도 한 빨간색을 예로 들며 미래를 약속했다.
"빨간색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고 싶어요. 정말 정열적으로 살고 싶어요. 있는 듯 없는 듯 스쳐 지나가거나 묻히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튀는 존재가 될 거예요. 대개 너무 튀면 미워하게 되는데, 저는 미워할 수 없는 특별한 배우가 될 테니 많이 사랑해주세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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